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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민주당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문제점들 - 잘못된 타이밍과 민주주의 철학 부재

by 원시 2016. 11. 14.

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촛불 100만 시민의 목소리 “박근혜 대통령직 즉각 사임”이라는 목소리를 토요일에 듣고 나서, 월요일에 갑자기 추미애와 박근혜 여야 영수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는가? 

지금 국면은 결국 어떠한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를 둘러싼 투쟁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왜 영수 회담 결정을 내렸을까? 이것은 민주당 전체 생각은 아닐지 모르지만, 현지도부의 ‘민주주의’ 관점에서 비롯된 정치적 결정이다. 추미애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100만 촛불 민심을 있는 그대로 대통령께 전하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런데 촛불 민심은 최순실과 박근혜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범죄자'라는 규탄이 아니던가? 지금 검찰 조사를 앞둔 피의자 신분인 박근혜와 만나는 게 올바른 선택인가? 그것도 100만 행진 이틀 후에. 

추미애 영수 회담 문제점은 시점이다. 만약 추미애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서 정치적 행동을 효과적으로 하려 했다면, 토요일 12일 청와대를 향해 걸어갔어야 했다. 그게 나았다.  촛불 100만 모인 날, 바로 그 날, 청와대까지무쏘의 뿔처럼 혼자서라도 가서, "시민들의 10대 요구사항"이라는 편지라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주고 왔어야 한다. 

지금 야당들이 고민해야 할 것은 박근혜 퇴진 이후 민주주의 체제와 제도적 개혁이다.  야당들은 50년 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촛불 100만, 200만 직접 민주주의 목소리를 제도적 장치로, 헌법, 법률, 제도를 개혁하는데 집중해줘야 한다.

두번째 문제점은 박근혜-최순실 부정부패 국면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여준 애매모호한 입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거국중립내각 주장했다가, 내치는 총리에게 외치는 박근혜에게 맡긴다는 이원화된 정권을 주장했다가, 촛불 민심이 더 커지자, 다시 내치도 외치도 제 2선 퇴진으로 바꿨다. 

민주당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 정권 교체를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은 자유이고 권리이다. 문제는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가 아니겠는가? 

이번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독단적인 영수회담 제안을 보면서, 민주당의 ‘민주주의’ 철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박근혜와 상층에서 ‘임기 보장’을 주제로 타협할 때가 아니다. 

민주당은  국민들을 ‘동원 대상’, “표 찍는 수동적인 정치고객”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 자꾸 “ 민심 수습” 이라는 표현을 쓰던데, 이것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민주주의 정신과는 거리가 먼 표현이다. 정치 전문가들이 정치를 잘 모르는 시민들 ‘화’나 달래주자는 굉장히 고압적인 자세이다. 

지금  100만 넘는 촛불 시민들이 쏟아내는 ‘직접 민주주의 목소리’를 야당들은 들어야 한다.  20년, 30년, 50년 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이런 100만, 150만, 200만 목소리들을 정당이나 법, 제도 공간 안으로 ‘조각해서’ 한국 민주주의라는 ‘조형물’을 완성해야 한다. 그게 야당들의 정치적 임무이다.  민주당과 진보정당인 정의당과는 ‘민주주의’ 정의와 해석이 다르다. 그렇지만 각자가 추구하는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런데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러한 ‘민주주의’ 조각가 역할을 과감하게 포기해 버렸다. 

오늘 영수회담 발표는, 5대 0으로 끝난 축구 결승전 이후, 관중들 다 집에 간 상황에, 그라운드에 홀로 내려가서 골키퍼도 없는데 혼자 골 넣는 형국이다. 

일각에서 나오는 영수회담에 대한 걱정, 박근혜는 ‘임기보장’ 받고, 민주당은 거국내각 총리, 검찰수사권 등을 받는 정치적 거래가 있어서는 안되겠다.

진보정당이 더욱더 국민들 속으로 뿌리내리고,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하면서, 길거리와 일상 생활에서 진보정치를 일궈서, 의회와 행정부를 바꾸지 않으면, 오늘 민주당 추미애 대표처럼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행보를 할 수도 있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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