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정치/민주당

[펌] "조국, 완벽하다"던 진중권이 등 돌린 이유

by 원시 2019. 9. 25.

조국, 완벽하다" 던 진중권이 등 돌린 이유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MT이슈+]진중권 정의당 탈당계, 지도부 만류…멀어진 두 사람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image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왼쪽), 조국 법무부 장관./사진=머니투데이 DB

 


대표 진보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가 최근 정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정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 대응과정에서 보인 태도에 실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완벽하다", "엄친아다", "(완벽해서) 짜증 나는 놈"이라며 조 장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그가 왜 등을 돌렸을까.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4일 당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진 교수의 탈당계 제출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 지도부의 만류로 탈당계는 처리되지 않았다. 따라서 진 교수는 여전히 정의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진 교수를) 당원으로 생각하고 있고, 본인도 탈당계가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82학번 동기…진중권 "너무 완벽해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어"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주고받은 트윗./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주고받은 트윗./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963년생인 진 교수와 1965년생인 조 장관은 같은 해에 서울대에 입학했다. 82학번 동기인 그들은 1989년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등과 서울 사회과학연구소를 결성해 '주체사상비판'을 출간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졸업 후에도 우정을 이어갔다. 공지영 작가가 "트윗에서 국아 국아 부르며 친했던 동기동창"이라고 표현할 만큼 두 사람은 트위터로 서로를 향해 메시지를 보내며 친분을 드러냈다.

2012년 두 사람이 주고받은 트윗을 살펴보면 둘의 우정이 꽤 각별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진 교수가 조 장관에게 "너 같은 엄친아 때문에 애먼 이웃집 애들이 얼마나 수난을 당했을지 생각하고, 평생 속죄하는 맘으로 살거라"라고 말했고, 이에 조 장관은 "그래서 '미학적'으로는 니가 낫잖냐"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조 장관을 언급했다. 2017년 5월 채널A '외부자들'에 출연해 "(조 장관은) 짜증 나는 놈.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크다. 공부도 잘한다"며 "그러면 성질이라도 나빠야 '신은 공평하다'고 할 텐데 너무 착하다"며 조 장관을 칭찬했다

또 2014년 JTBC '속사정쌀롱'에 출연해 "(조 장관이) 너무 완벽해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하나 정도는 빠져줘야 하는데 빠지는 구석이 없다. 솔직히 그게 더 얄밉다"고 말한 바 있다.

2012년부터 동양대 강단에 선 진 교수는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와 같은 교양학부 교수기도 하다.


◇진중권, 정의당 탈당계 제출…"세상이 다 싫어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한 뒤 심 대표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한 뒤 심 대표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그런 그가 결국 조 장관에게서 등을 돌렸다. 진 교수는 민주노동당 때부터 진보정당 당원으로 활동해왔다. 민노당 주사파와의 갈등으로 탈당한 뒤엔 고 노회찬 전 의원, 심상정 의원 등이 창당한 진보신당에 합류했다. 2009년까진 당적을 유지하다 2013년 12월 새로 출범한 정의당에 입당했다.

정의당이 조 장관을 고위공직자 부적격 리스트인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은 것이 탈당계 제출 배경이 된 것으로 추측된다. 진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 장관 적격 판정 등 정의당이 보인 일련의 조국 사태 대응 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 다 포함해 이것저것 세상이 다 싫어서 탈당계를 낸 것"이라고 답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중권 교수의 정의당 탈당서 제출은 조국 싸움이 좌우가 아닌 위선과 양심의 싸움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진중권 교수는 양심좌파이자 진짜 진보"라고 평가했다.

진 교수가 탈당계를 제출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의당이 눈치당이 되고 심상정 대표가 눈치 대표가 되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진 교수처럼 양심의 편에 선 사람들이 정의당 내에서는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진 교수의 탈당에 대해 "무리한 조국 감싸기와 선거법 야합을 거래하는 정의당, 그 결과는 오랜 친구의 결별 통보였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 사태'에 엇갈리는 진보…정의당 "오히려 입당 수가 더 많아"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를 예방한 뒤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를 예방한 뒤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조 장관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진보 진영 내부에서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앞서 박용진·금태섭·김해영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장관 임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 의원은 지난 6월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당시 후보자였던 조 장관을 향해 "후보자는 학벌이나 출신,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는 것이 아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언행불일치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진 교수의 탈탕계 소식에 정의당의 탈당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실시한 정의당 지지도 조사에서 지난 20일 당 지지율이 7%를 기록해 추석 전인 9월 첫째주보다 2%p 이상 떨어졌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수석대변인은 일반 당원들이 정의당의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이중잣대'에 실망해 탈당을 계속한다는 지적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8~9월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매년 이 시점에 탈당이 늘어나게 돼 있다"며 "예년 수준의 증감폭에 비해 유의미한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8월에는 오히려 탈당보다 입당 수가 더 많았다"며 "조국 사태로 (정의당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