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변형윤 교수가 61세였다. 한겨레 신문 1면에서, 공단 근처에 '벌집'을 대체할 '독신자용' 임대 아파트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몇 년 후 코카콜라 모나미 볼펜 회사 등이 있는 구로,독산동 공단, 그 '벌집'을 봤다.
골목,도로면과 방,부엌이 10cm도 차이가 나지 않았던 그 집이 아직도 뚜렷하다. 지금은 재개발되어 다 없어졌겠지만.
- 최근 세련된 테크니션이 된 경제학교수들은 '주민자치'를 대부분 이야기하지 않거나, 아예 학적 연구대상으로 배제하는데, 변형윤 교수나 옛날 경제학과 연구자들은 '주민자치'라는 개념을 연구,실천영역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다.
'협력하는 존재','협동','자유','민주주의', '평등' 뭐를 핵심어로 잡든간에 좋다. '주민자치'를 언급할 수 있는 그런 멋진 경제학자들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 조국 파동 국면에서 제일 실망했던 신문이 한겨레였다. 1988년 8월 "셋방살이 서러움을 아십니까" 변형윤 컬럼은 한겨레 1면에 실렸다. 30년 후 한국은 1인 가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나라가 되었다. '독신자용' 아파트 제안은 구체적이고 신선했다. (물론 나야 아파트를 더 이상 짓지 말자는 입장이지만)
한겨레 신문에 실망한 이유는, 불평등 불공정 계급 등 수많은 주제들이 터져나온 '조국 파동 주제들'에 대해서, 데스크의 '시선'이 1988년 변형윤 컬럼처럼 '셋방살이자'들에 가 있는 게 아니라, '청와대 안테나'였기 때문이다.
- 조국 파동 논란 와중에도, 지하철 선로 광케이블 작업하던 44세 전문노동자가 죽었고, 삼성 하청 전기공이 추락사로 죽었다. 김용균법은 아직 불완전하고, 현장에서 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노동자 숫자는 많지 않다.
- 개혁주의자. 개혁. 개혁은 오고 있는 것일까? '빅' 전략가들의 눈에는 누가 되고 안되고가 '결정적인 한방'이겠지만, 수많은 개미 일꾼들은 철로 위에서, 전기사고로 죽어가고 있다.
- 73세 노인이 갑자기 화장실로 오더니, 어느 누구보다도 시원한 오줌빨로 화장실 헤게모니를 잡았던 그 엉거주춤 변형윤 선생님이 올해 92세다. 아직도 학회에 나간다니, 100세 시대에 아련한 희망이다.
관련 글:
이번 조국 파동에서 가장 기대에 못미치는 신문이 바로 한겨레 신문이었다. 조선일보와 다른 컨셉이 부족했다. 조국 파동이 주고 있는 정치적 과제, 사회문화 교육적 개혁과제, 법과 자본이 유착한 현실 타파, 절대적 상대적 빈곤과 박탈감에 빠진 자들에 대한 대안 등에 대한 날카로운 신문기사들이 적었다.
어정쩡한 조국 옹호를 한 한겨레 tv 방송 등, 신문사내 '집권세력'은 반성해야 한다. 88년 창간주주들을 다시 뒤돌아볼 때이다. 분발을 기대한다.
출처: https://futureplan.tistory.com/entry/조국-파동-보도-한겨레-신문-가장-못했다-그-이유는 [한국정치 노트 Notes on the Politics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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