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시계획/대장동(화천대유)

[동아일보] 유동규 “황무성 앉혀놓고 일은 내가 결정할 것”

by 원시 2022. 3. 2.

 

보도 자료.

 

 

[단독]유동규 “황무성 앉혀놓고 일은 내가 결정할 것”
유원모 기자 | 배석준 기자

 


입력 2022-03-02 14:04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검찰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2013년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임명 전부터 “(사장에) 전문가를 앉혀놓고 일은 내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주변에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사실상 권한이 없는 이른바 ‘바지 사장’을 앉혀놓고 본인이 전횡을 휘두르겠다는 뜻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해 10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불러 조사하면서 황 전 사장의 임명 과정 등을 추궁했다.

검찰이 확보한 2013년 4월 17일자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녹취록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에 대해 논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해당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가 유 전 직무대리와의 대화 내용을 전하면서 “(유 전 직무대리가) 오늘 골프치고 왔는데 도시개발공사 사장으로 오실 분하고”라며 “누구신데요 그랬더니 ‘A 건설 사장이셨다네. 대표. 전 대표라네’”라고 말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이어 남 변호사는 “(유 전 직무대리가) 그러니까 야 대외적으로 명분이 있어야지, 자기사람 갖다 앉혔다 그러면 파토다 그거”라며 “전문가 앉혀놓고 내가 결정해서 해야지. 형 믿고 일하자”라고 말한다.

실제 황 전 사장은 이들의 대화가 이뤄진 뒤 5개월여가 지난 2013년 9월 임기 3년의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 취임한다. 황 전 사장은 A 건설사 임원 등을 지냈고, 건설업계에서 30년 가량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녹취록을 근거로 남 변호사에게 “A 건설 사장 출신인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도 유동규가 데리고 온 사람이 맞냐”고 추궁했다. 

 

이에 남 변호사는 “그렇게 들었다”며 “황무성은 자리에 앉혀 놓고, 자기가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다 하겠다고 제게 이야기했다”고 진술했다.

황 전 사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취임 뒤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 관계자들이 원하는 사업 방식과는 다르게 공사의 수익이 출자비율에 따라 50% 이상 가져올 수 있는 방안 등을 이사회에서 의결했고, 전문성을 갖춘 건설사들이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 등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를 1주일 앞둔 2015년 2월 6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고, 그날 사직서를 제출했다. 

 

임기 1년 7개월여를 앞둔 상태였다. 당시 황 전 사장이 유 전 본부장과의 대화를 녹음한 녹취록에는 성남시장이 7번,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이 8번, 유 전 직무대리가 12번 언급돼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검찰은 황 전 사장의 사퇴종용 의혹 등에 대해 수사했지만 올 1월 정 전 실장을 한 차례 불러 조사한 뒤 지난달 3일 무혐의 처분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