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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2012

민주노동당 정책실장 이재영 암투병 2012년. 06.19

by 원시 2022. 12. 9.

2012.06.19 18:04
이재영 당원과 통화를 했습니다. 최근 근황
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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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간 고민한 다음에 당게시판에 글쓰는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4월 총선 이후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과는 연락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6월 9일 경 이재영(전 민노당 정책실장, 전 레디앙 기획위원, 전 진보신당 정책위의장)에게 안부겸 메시지를 하나 보냈습니다.  카카오톡 거의 하지 않는데요, 김정진 당원께서 이재영님 항암치료 기금을 안쓰럽게 모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서,  병치료는 잘 하고 있나 하고 메시지를 보내봤습니다. 6월 11일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이재영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이재영_전정책위의장_최근_근황_6월_11일.jpg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2월 겨울에 대장암 수술을 마치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을 때, 전화 통화를 했을 때는, 수술이 잘되었고, 1~2년 재활을 잘 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한창 이야기하고 있는데 옆에서 아이들이 '아빠 아빠' 하면서 놀아달라고 보채는 바람에 즐거운 수다는 중지되었습니다. 

'10개월'...... 처음에는 10개월을 더 요양해야 하는가로 읽었다가, 다시 몇 번 더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거기다가 사무보는 말투로 '~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는 중'  

믿기가 힘든 게 몇 개월 전에 암치료가 성공적이라고 하고, 목소리도 밝은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메시지를 받고 빤히 쳐다보면서 머리카락이 쭈뼛하고 등에 뭔가 오싹하게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마치 자기 병인데, 무슨 제 3자 일인양,  사회 복지 세금 정책 말하듯이,  '민주노동당과 통합관련 토론하러 미팅 가는 중' 일을 제 3자에게 사무보고하듯이, '대형병원에서는 10개월쯤 예상, 서너군데 병원 상담하면서 가능한 방법 찾아보는 중' 이라는 이재영님의 메시지를 보고, 지난 10년간의 세월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갔습니다.

지독하게도 사무적인 관계. 그게 또 숙명이자 일상이었던. 

12일 겨우 서로 시차를 맞춰서 카카오톡으로 전화통화가 되었습니다.  한의원으로 치료받으러 가는 중이라서 택시 안에서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어색해서 그랬는지 환자를 위로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제가 묻습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고... 지난 번에 전화했을 때는 좋아지고 있다고 했잖아요...” 제가 다그쳐 물은 것은 아니지만, 지난날 대화의 관성인지, 아니면 제가 이재영 실장이 아프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은 것인지 아마 둘 다겠죠.

이재영 실장은 늘 그랬듯이, 제가 이메일에도 번호 붙여서 질문하고 따지고 비판하면, 번호 붙여서 답장을 보내주곤 했습니다, 자기 병에 대해서도, 잘 들리지도 않는 카카오톡이었는데도, 자상하게 설명을 합니다. 

신촌 S병원에서도 지난 3월까지만 해도, 6개월 코스 항암치료가 잘되고 있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이재영실장이 배가 아프고 그래서 병원에 몇 차례 문의해도 속시원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몇 주를 허비해버리고, 4월에 검사했을 때는 암세포가 복막으로 전이되었고, 배 전체와 간 일부로 퍼져 나갔다고 합니다. CT 촬영결과에 대해서 이재영 실장님이 설명을 하고, 앞으로 치료가 가능한 몇 군데 대학병원, 그리고 얼비툭스와 신약 항암 주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국 의료 보험에서 이 얼비툭스가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서 1회 치료당 500~600만원 가량이 드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난 4월에 김정진 (진보신당 전 부대표)님이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재영님 암치료 기금을 모으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이재영 실장 병이 악화된  상태라는 것은 저는 6월 12일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20분 정도 한의원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서울은 아직도 차가 오후에도 막히는지) 전화를 하고 나니 카카오톡이 작동이 안되어 전화가 끊겼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아는 의사, 한의사에게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제가 제일 궁금한 게, '이런 상황에서 환자에게 지인들이 전화나 방문을 해도 되느냐?' 는 것이었습니다. 의사들 답변이 이렇게 왔습니다.

“10개월은 평균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라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는 완치에서 몇 달 안에 바로 숨지는 등 여러 경우가 있음. 환자가 피곤해  하지 않는다면 방문해도 될 것임” 
“신촌 S병원 몇 년 전에 병원을 크게 증축해놓고 이익을 보기 위해 의료진을 부리다보니...(중략)”  
이 안타깝고 다른 한편 뭔가 솓아나는 울분을 어디다 탓하고 호소하겠습니까?

다시 제가 질문했습니다. “그러니까 환자의 의지에 따라서, 또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까?” 

“그건 아무도 예단할 수 없고, 환자마다 케이스가 다르기 때문에....” 답변과 함께 몇 군데 대학병원을 알려줬습니다.

13일 다시 이재영 실장과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또 치료받으러 가는 택시 안이었습니다. 이재영님은 힘이 닿는대로 혼자서 자기 병에 대해서 인터넷도 검색하면서 여러가지 방안들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이미 다 이재영님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지난 2월 전화 통화할 때와 다르게 배가 많이 아파서 그런지 ,이재영님 목소리가 잠겼습니다.힘겨워하는 것도 느껴집니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저도 이재영 실장 병 이야기만 하기가 싫어서 그랬을 것입니다. “ 김정진 변호사가 고생이 많구먼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길래...”  이재영 실장도 웃더군요. 어제 병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해서 그런지, 오늘은 조금 나아보입니다. “ 김변호사 아내 되시는 분이 낮에 운전도 해주고 (내가 차를 운전할 수 없으니까) 고생 많이 했지...”산다는 게 뭔지, 이런 것인지, 불행 중에도 서로 돕는 모습도 있고, 아무런 인연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당'이라는 것도 하고, 또 그 사람들에 엮여서 새로운 관계들을 맺고 살아가고 있더군요. 

한의사가 해 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많이 걸으라고 하더군요' 
이재영 실장은 자기도 많이 걷고, 3월 이전에는 몇 km을 걸었다고 수치까지 이야기해주고 그랬는데, 지금은 걷다가 쉬고 노인들처럼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의원에 다 와 가는 것 같아서, 
“빨리 나아서 업무에 복귀해야죠? 한국 가면 같이 일해야지요?” 이재영 실장에게 말했습니다.
“이번에 나아도 한 5년은 일하기 힘들다고.....” 이재영 실장이 답변합니다.
사실 제가 그 사실을 몰라서 “리-재영 실땅님, 얼른 당 일에 복귀해야죠”라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환자에게 일 이야기를 하는 게 얼토당토않고, 또 오해도 살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재영 실장을 닦달하고 싶습니다. 이 병을 이겨내고 속히 당사로 출근하라고 말입니다. 저만의 바램만은 아닐 것입니다. 토론토에서 6월 19일 
   
이재영 모금 계좌 김정진 국민은행 578601-01-154404
이재영 연락처: 010-3173-8343(본인 ), 010-6337-0879 (이재영님 치료중인 경우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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