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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노동

[논평]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by 원시 2022. 3. 10.

[논평]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by 대변인실 posted Mar 10, 2022 Views 2952



 

[민주노총은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보장되는 차별 없는 노동권, 해고의 위협 없는 안전하고 질 좋은 일자리, 극단적 양극화의 불평등 체제 교체, 평화로운 한반도 실현을 위해 어제와 같은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며 준비할 것이다. 또한 윤석열 당선인에게 ‘수즉재주 역능복주’를 가슴에 새기고 정치에 임할 것을 주문한다.]

 

 

20대 대선 결과 유권자의 선택은 윤석열 후보였고 그 결과 윤석렬씨는 후보에서 당선인의 신분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당선 확정이 결정되면서 당선인에게 쏟아진 주문은 ‘국민통합’이었고 당선인도 선거운동 ‘정권교체’와 더불어 가장 많이 입에 담은 말이 ‘국민통합’이었다. ‘정권교체’는 이루었으니 이제 ‘국민통합’의 의지와 실천이 남았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말과 언행에서 드러낸 혐오와 갈등의 표현이고 이의 조장이다. 결과적으로 20대 대선은 ‘세대’를 갈라놓았으며 ‘성’을 갈라놓았다. 이는 1,2위를 다퉜던 후보자들에게 투표된 결과를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정책질의에 응하지 않아 구체적인 노동정책과 공약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지만 선거 기간 당선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노동에 대한 무지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에 기초한 ‘막말, 아무 말 대잔치’는 당장 오늘부터 노동자, 민중의 삶이 더욱 고되고 팍팍해질 것이 예견돼 참담하기 그지없다.

 

120시간 노동과 아프리카 등을 언급하며 내세운 편견과 갈라치기.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의 의도적 부정과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않고 뱉어내는 노조혐오 발언. 전교조, 언론노조를 직접 언급하고 강성노조 운운하며 민주노총에 대한 음해와 공격. 선거 전날인 8일에만 해도 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현실에서도 사용자와 재계의 편에 서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폄훼하고 무력화 시키겠다는 취지의 발언은 결국 윤석열의 5년은 노동자에겐 목숨을 건 지옥의 시간이요 자본가에겐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노동이 보장되는 꿀같은 시간을 보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노동자의 입장에선 탄소중립, 기후위기의 현실화. 플랫폼 노동의 성장과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등 맞닥뜨린 현실에 대한 퇴행적 공약으로 인해 미래를 위한 준비와 대응에 안개가 낀 현실도 부정할 수 없다.

 

윤석열 당선인은 이제 구체적인 노동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자본과 수구 언론에 둘러싸여 내놓는 반노동 정책이 아니라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해 제시해야 한다. 이전 시기 ‘후보가 아닌 당선이 되고 난 후에 말하자’는 민주노총의 논평에서 주문한 대로 이제 당선이 되었으니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입장과 자세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당선인은 이번 선거의 결과가 지난 촛불항쟁을 통해 많은 기대를 안고 출발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에 기인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민심은 언제든 민의를 저버린 지배세력을 그 권좌에서 끌어내리 수 있고 한국의 현대사는 이를 실천하고 증명했음을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 당선인에게 주문한 대로 ‘수가재주 역가복주’를 가슴에 새기길 바라며, ‘역가복주’의 상황이 도래한다면 그 중심엔 민주노총이 자리하게 될 거라는 것을 확언한다.

 

더불어 민주당은 당 일각에서 터져 나오는 정의당 등 진보후보에 대한 후안무치한 언동을 자제하며 자숙할 것을 권한다. 또한 이번 대선의 패배가 촛불 항쟁에 나선 시민의 염원을 저버린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180여 석의 힘을 가지고도 적폐청산과 개혁을 외면한 내부에 있음을 성찰하고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한때의 민주투사가 세월의 흐름에 어느덧 기득권 일부가 되어 ‘내로남불’로 일관하며 수구세력과 차별을 두지 못하고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해 시대의 흐름에 맞춘 제대로 된 비젼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에 있음을 인정하고 쇄신의 과정을 밟아가길 바란다.

 

극단의 양당정치에 맞서 진보정치의 복원과 활로를 위해 분투한 세 개의 진보정당에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 양당의 치열한 대립이라는 객관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진보정치가 희망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점에 대해 진보정치와 민주노총의 자성이 필요하다.

 

진보정치는 ‘다양성을 존중하되 통합을 지향하고 단결을 도모해야 노동자 민중에게 사랑 받는다’는 지점을 명확히 하며 윤석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도, 다가오는 지방선거 총선을 준비하기 위해서도, 노동자-민중의 미래를 위해서도 민주노총은 진보정치의 단결과 활로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언제나 그래왔듯 노동의 가치가 실현되고 중심이 되는 세상을 위해 조합원과 노동자의 총의를 바탕으로 투쟁하고 교섭했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행보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 가능한 미래로 바꾸며 그 중심에 노동과 노동자를 세우기 위해 어제의 발걸음을 교훈 삼아 오늘을 살아내며 내일을 준비할 것이다.

 

 

2022년 3월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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