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교/의료2018. 11. 27. 06:39


노동자 건강권과 일터 안전 대안: 2018년 10월 9일 




알 권리를 보장하면 나라가 망한다니?
[삼성 공장 작업 환경, 그들은 왜 감추나? <3>]
알 권리를 보장하면 나라가 망한다니?

정보공개법에 따른 알 권리

고용노동부가 보관하고 있는 삼성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이하 정보공개법)에 따라 누구나 요청하여 받아볼 수 있는 정보이다. 이 법은 정부 등 공공기관이 만들었거나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공개해야 함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이 원칙에 예외도 있다. 국가안보에 관련되어 있거나 영업비밀이나 개인정보 등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경우에는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이 중 영업비밀의 경우는 다시 '예외의 예외'를 정해두었다. 안전과 건강에 관련되어 있는 정보라면 아무리 영업비밀이라도 공개요청을 거부할 수 없도록.

그렇다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어떤 정보인가. 노동자 건강보호와 직업병 예방을 위해 작업환경을 모니터링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이다. 고용노동부에 보고하는 서식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정해져있다. 문자 그대로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정보이다.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알 권리가 보장되어야 할 이유로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알 권리를 보장하면 나라가 망한다니

삼성의 입장은 정반대이다. 정보공개법을 거스르더라도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는 감추어야 한다. 왜냐. 영업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나 법원이 보기에 영업비밀이 없다지만, '업계 사람들'이라면 이 자료를 통해 영업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 특히 외국 경쟁업체들은 이 정보들을 조합하여 삼성의 핵심기술을 캐낸다. 그리되면 한국의 국가경제 전체가 위협받는다. 한줄로 요약하면 '정보공개법에 따라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 삼성의 논리이다.

그렇다면 알 권리를 요구한 시민들은 국가경제를 풍전등화로 만들어버린 매국노인가. 정보 요청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판사들, 법원 판결에 따라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고용노동부는 국익을 위협하는 자들이란 말인가


. 한 기업의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여 국가경제가 위험해진다면, 그게 무슨 국가이고 그게 무슨 경제란 말인가.

만일 삼성 말이 사실이라면

백번 양보하여 삼성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치자.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영업비밀이나 핵심기술에 해당하는 내용이 들어있고, 사람들이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를 통해 삼성의 핵심기술을 볼 수 있고, 이 정보들이 외국 경쟁업체들에 유출될 수 있다고 치자.

이렇게 가정하면 비로소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 논란의 '본질'이 분명해진다. 이제 질문은 좀더 날카롭게 각이 선다. "기업의 이익에 지장이 생길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면 사회구성원들의 정보 접근권을 제한해도 되는가?" 즉, 이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할 때와 제한할 때 각각 누가 어떤 이득을 얻고 누구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저울질해야 하는 가치판단의 질문이 남는다.

안전보건정보는 결코 비밀이 될 수 없다

지난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9차 유엔인권이사회에 유해물질 노출과 노동자 인권에 대한 보고서(A/HRC/39/48)가 제출되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알 권리야말로 건강권의 기초"라며 그 중요성을 국제 인권 기준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가령 사업주들은 사용 화학물질의 이름과 그 건강영향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고 그냥 일을 시키곤 하는데, 이는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자행하는 인체실험"과 다를 바 없다. 게다가 노동자에게 작업의 위험을 아예 알려 주지 않았으니, 위험 작업을 회피하거나 거부할 권리조차 이중으로 침해당한 셈이다. 또한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제대로 정보를 소통하지 않는다면 법적인 "사기" 혹은 "기만"으로 볼 수 있으며 여러 국제 협약에서 금지하고 있는 "강제노동"으로도 간주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기업들의 영업비밀 주장이 노동자의 알 권리 실현에 '지속적인 걸림돌'이었으며, 작업장의 안전보건 개선, 피해에 대한 보상, 제품이나 공정에 대한 개선 등을 계속 미루는 전가의 보도로 쓰였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15개의 노동자 인권 보호 원칙들 중 하나로 "독성물질에 대한 안전보건정보는 결코 기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작업환경측정보고서는 공개되어야 한다

국제 인권 기준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에 영업비밀이나 국가핵심기술이 들어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러니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에 진짜 영업비밀이 들어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 어려운 판정 기준이나 절차를 마련할 필요는 없다. 설령 기업의 이익에 지장이 생길 개연성이 상당히 높더라도 이런 자료는 절대로 기밀이 될 수 없다는 명확한 입장이 필요할 뿐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이 입장은 "사회구성원들의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려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가령 기업의 영업 손실이 초래될 수도, 해당 업계의 핵심기술이 유출될 수도 있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그 이유 때문에 안전보건정보에 대한 알 권리를 제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말한다.

'국가핵심기술'이 아니라 '국가핵심가치'를 묻는 시험대

국가 차원에서 이런 국제 인권 기준에 걸맞는 입장을 세울 수 있으려면, 그 사회의 핵심가치가 생명과 안전, 인권에 탄탄히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

바꾸어 말하자면 삼성 작업환경측정 결과 보고서에 대한 알 권리 문제는 각 주체들이 지금 한국 사회의 핵심가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라고도 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앙행정심판위원회, 그리고 삼성은 이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담겨 있으므로 사회구성원들의 알 권리를 제한해서라도 삼성의 수출 실적이나 시장점유율 등 이들이 생각하는 '국가핵심가치'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자, 시민사회에서는 삼성의 영업 이익에 약간의 지장을 초래하더라도 건강권과 생명권의 기초가 되는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현재 요구되는 '국가핵심가치'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느 쪽인가. 당신에게 현재 한국 사회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


(아래는 지난 4일 기자회견 동영상. '미디어뻐꾹' 편집)



▲ ⓒ반올림



2013년.8월 12일.



죽거나 아프거나…'원청' 삼성 위해 죽도록 일한 죄?


[전자 산업 하청 노동권 연속 기고 ①] 위험과 책임의 외주화

죽거나 아프거나…'원청' 삼성 위해 죽도록 일한 죄?
2013년 1월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를 수습한 뒤 다섯 명의 작업자들이 몸에 이상을 호소했고 결국 한 명이 숨졌다. 사상자는 모두 화성공장 내 화학 물질 공급 시스템을 맡고 있는 STI서비스 소속이었다.

같은 공장에서 5월에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1차 사고가 일어난 설비 대신 새로운 불산 탱크에 배관을 연결하다가 생긴 사고였다. 이때 사고를 당한 세 명은 또 다른 하청업체 성도ENG 소속이었다.

1, 2차 사고 당시 삼성은 흘러나온 불산의 양이 적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고에 대한 삼성과 협력업체의 책임을 훨씬 강조할 뿐이다. 노동자를 보호할 사업주의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여러 노동자들이 화상을 입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테니까.

▲ 1월 29일 경기도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 사업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환경부 공무원, 경기소방재난본부 등으로 구성된 합동 감식반이 현장 감식을 벌였다. ⓒ연합뉴스

위험한 작업은 하청 노동자들의 몫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는 맹독성 가스와 각종 유해 화학 물질들이 쓰인다. 이 물질들을 넓은 공장 곳곳에 수송하기 위해 수백 미터에 달하는 배관들이 핏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삼성 반도체 화성공장의 경우 이런 화학 물질 공급 장치와 배관은 협력업체 몫이다.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고 남거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독성 화학 물질 배출 설비도 대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맡고 있다. 이런 물질들은 유해성 때문에 그냥 배출하지 못하고 스크러버(scrubber)라는 독성 중화 설비를 거쳐야 한다. 

스크러버는 독성 물질들을 처리하여 미세한 가루들로 만드는데, 이 가루들이 배관이나 설비에 쌓이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므로 이들을 주기적으로 청소해주어야 한다.

넓은 공장 곳곳에 산재한 화학 물질 공급·배출 설비를 관리하려면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몹시 바쁘다. 정기적인 유지·보수뿐 아니라 수시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고들도 처리해야 한다. 업무량은 많고 인원은 부족한데 원청은 일을 빨리 끝내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라고 압박한다. 그러니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독성 물질이 몸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려면 잠수부처럼 송기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업무 효율이 줄기 때문에 그냥 일반 마스크를 쓰고 일한다. 

송기 마스크가 아예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화학 물질 때문에 종종 크고 작은 사고가 생기지만, 아주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바깥에 알리지 않는다. 원청의 눈 밖에 날까 두려워서다.

노동자들은 자신이 어떤 유해 요인에 노출될 수 있는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다. 설령 협력업체 사업주가 선량한 마음을 먹더라도 원청이 관리하는 독성 화학 물질들에 대해 온전한 정보를 구하기는 쉽지 않으며, 원청에서 요구하는 작업 속도를 맞추려면 교육 시간을 따로 확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현실은 두 차례의 불산 누출 사고 이후 얼마나 개선되었을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증언한다. 안전 보호구를 철저히 착용하라고 삼성이 지시를 내리긴 했지만 보호구 지급은 여전히 업체들에게 맡겨둔지라, 노동자들은 종전처럼 1회용 보호구를 여러 번 재사용하고 있다.

혹시 보호구가 있더라도 제대로 사용하려면 업무 효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업무 속도에 대한 삼성의 압력은 여전히 그대로다. 노동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속만 터진다. 그 와중에 노동자들은 '안전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서약서를 강요받았다.

삼성전자 사내 하청 노동자들, 희귀병 앓다 


김〇철(1985년생 남성) 씨는 2006년 삼성 반도체 화성공장 자동 반송 시스템을 맡고 있는 협력업체에 입사했다. 공정들 사이로 제품을 나르는 자동 레일과 운송 장치 380여 대를 점검·수리·청소하는 일을 했다.

 라인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에 노출되었지만 이에 대한 교육은 받아본 적 없었다. 입사 당시에는 4조 3교대로 근무하기로 했으나 사람이 부족해 12시간씩 맞교대 근무를 주로 했고, 휴무 중에도 예고 없이 교육이나 "땜빵 근무"를 하곤 했다. 명절에는 열흘을 쉬지 않고 일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맘 편히 쉴 공간도 없었"으며,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일을 서둘러야 하는 압박감에 일상적으로 시달렸다. 김씨는 6년을 일한 후 2012년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손〇〇(1959년생 남성) 씨는 2003년부터 삼성 반도체 화성공장과 기흥공장 협력업체 관리소장으로 일하면서 생산 라인 초기 안정화 및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초기 안정화 업무는 보통 1~2년 정도 소요되는데, 이 시기에는 긴급한 사고도 잦고 각종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한 아직 적절한 배기·환기 장치가 갖추어지기 전이기도 하다. 

손 씨는 이런 초기 안정화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클린룸 안에 상주하며 일했고, 일단 설치된 설비들도 매주 1~2회 정기 순회 및 수시 점검, 사고 수습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던 중 2009년 5월 백혈병을 진단받아 두 차례의 골수 이식 치료 끝에 2012년 8월 31일에 숨졌다.

ㄱ(1974년생 남성) 씨는 2000년에 반도체 및 LCD 생산용 노광 장비 업체에 입사했다. 삼성과 LG의 반도체 공장과 LCD 공장에 장비를 설치하고 유지·보수하는 일을 했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 발표에 따르면, 노광 혹은 포토 공정에서는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및 톨루엔, 크실렌, 페놀, 크레졸 등 방향족 유기화합물이 2차 분해산물로 발생한다. 

또한 노광 장비는 그 크기가 매우 커서 유지·보수를 위해 장비 안에 들어가는 노동자들은 감광제 분해산물인 유해 화학 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하루 12시간씩 맞교대로 12년 동안 일한 끝에 ㄱ 씨는 2012년 폐암을 진단받았다.

반도체 납품업체 장기 근속자 10명 중 5명 집단 암 발병 

김*순(1955년생 여성) 씨와 김*정(1963년생 여성) 씨는 삼성 반도체의 납품업체에서 일하다가 유방암에 걸렸다. 이들이 맡은 업무는 납땜이 잘못된 메모리 반도체 칩을 가져다가 재처리하는 '리볼(reball)'이었다. 

이들은 고온의 리플로우 장비에 올려놓고 납 찌꺼기를 직접 손으로 털어내기, 265℃의 납물로 도금하는 설비에 제품을 투입하기, 도금이 끝나면 이들을 손수 꺼내어 화학 물질에 담가두었다가 꺼내어 솔질하면서 세척하고, 오븐기에 넣어 고온 건조시키기 등의 일이었다.

고유해성 화학 물질들을 사용하는 공정이지만 '삼성 제품의 보안을 위해' 창문을 여는 것이 금지되었으며, 리플로우기 출구 쪽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공장 안은 고열에서 납이 녹는 냄새, PCB가 타는 냄새, 플럭스와 여러 종류의 141B 용액이 기화되어 나는 냄새 등이 가득하여 때로는 역겨운 냄새 때문에 두통, 어지럼증 등에 시달렸다. 세척기에 있던 141B 용액이 새어나와 쓰레받기로 바닥에 고인 용액을 모아서 통에 담다가 어지럼증을 느끼고 구토와 경련 때문에 일을 중단한 경험도 있다.

그러나 평소 보호구는 일회용 마스크와 비닐 장갑뿐이었고, 회사는 "누가 작업 환경 검사하러 나오면 방독 마스크 쓰고 일하라"고 당부할 뿐이었다. 

비닐 장갑은 별 소용이 없기도 하고, 칩이 너무 작기 때문에 일하기 어려워서 아예 맨손으로 141B 용액을 만지기도 했다. 세척을 담당하는 동료들은 모두 손가락 피부가 다 벗겨져 있다. 심지어 관리자마저도 "이거 사람 죽이는 환경"이라 말하기도 했고, 연기가 너무 많이 나면 잠깐 쉬고 하라고 할 정도였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했지만 물량에 따라 수시로 연장 및 자정까지 야간 근무를 했다. 

때로는 다음날 아침 9시까지 24시간 근무도 했고, 휴일 근무도 잦았다. 

기본급이 90만 원인데 연장·야간·휴일 근무가 많아서 170만~200만 원까지 받을 정도였다. 

이 업체의 상시 근로자 수는 20-25명으로, 대부분 40-50대 여성들이며, 물량이 많아지면 일용직을 고용하여 최대 70명까지 근무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작업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임금이 적다보니 몇 달 만에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 몇 년씩 근무한 사람은 10명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몇 년씩 일한 노동자들 중 유방암에 걸린 사람이 4명(2010~2012년에 발병, 40-50대 여성)이며 폐암(40대 중반 여성, 2010년 사망) 사망자도 있다.


삼성·애플 스마트폰 부품업체 노동자 연이은 과로사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아모텍은 세라믹 칩과 GPS안테나, 모터 등을 생산하는데, 매출액의 절반가량은 삼성과 애플 등 대형 스마트폰사에 납품하는 세라믹 칩으로 벌었다. 아모텍의 2012년도 매출은 1800억 원으로 2011년에 비해 93% 증가했고, 영업 이익은 171억 원으로 2011년보다 여섯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급성장 뒤에는 노동자들의 과로와 희생이 뒤따랐다. 2013년 1~3월 짧은 기간에 무려 세 명의 노동자들이 과로로 쓰러졌고 두 명이 사망한 것이다. 

2013년 1월에는 도금 공정에서 화학 물질을 취급하면서 주야 12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던 50대 노동자 000 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2013년 3월 8일에는 31세 젊은 노동자 임승현 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보름 뒤 숨졌다. 2013년 3월 20일에는 아모텍 칩 사업부 제조기술파트 과장으로 일하던 권태영 씨가 아홉 살, 다섯 살 두 아이를 남기고 숨졌다.

임승현 씨는 몸이 불편한 어머님을 부양하고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년 7개월 동안 12시간 맞교대 근무를 해왔으며, 2012년 12월부터는 석 달 동안 고작 나흘만 쉬고 매일 출근하여 주당 평균 72시간씩 일하던 중이었다.

 (관련 기사 : 핸드폰 부품사 31세 남성 과로사…"주 74시간 혹사")

▲ 지난 6월 26일 인천 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주)아모텍 앞에서 고(故) 임승현 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권태영 씨는 핸드폰 노이즈 방지 장치인 커먼 모드 필터의 품질 관리와 현장 설비 개선 등의 책임 실무자였는데, 이는 아모텍의 주력 제품이기 때문에 권 씨의 업무 부담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주당 평균 60시간가량 근무, 매달 하루의 야간 당직과 수시로 발생하는 응급 콜 근무, 매일 열리는 회의들을 준비하기 위한 수시 조기 출근에 더하여 2012년 11월부터는 해당 부서의 동료가 다른 지역으로 발령받으면서 남은 업무까지 도맡아야 했다.

아모텍의 줄 이은 과로사는 무엇 때문일까? 12시간 맞교대와 상습적인 휴일 근무로 주당 노동 시간이 72시간에 이르는 장시간 노동, 노동자들이 이런 장시간 노동을 감내하도록 조장하는 저임금, 그나마 한 푼이라도 더 착취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조차 일상적으로 무시해온 점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저임금에 기반을 둔 장시간 노동 체계는 과로사로 숨진 임승현 씨의 2013년 1월 급여 내역을 통해 여실히 확인된다. 한 달 동안 고인의 근무 시간은 기본 176시간에 평일 연장 및 휴일 기본 근무 189.1시간, 평일 심야 및 휴일 연장 근무 7.5시간으로 식사 시간을 제외한 1주의 실제 근무 시간은 73.5시간에 달했다. 

한 달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한 급여는 총 298만7849원이었는데, 이 중 기본급은 고작 108만8640원에 불과하며 야근과 심야 수당이 그보다 훨씬 더 많았다.

한편 아모텍은 1분만 지각해도 임금에서 30분치 시급 2500원을 제하였고, 매일 출근 20분 전에 조회, 청소, 체조를 시키면서도 이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지 않았다. 

물량이 줄어들 경우 무급으로 휴업을 추진하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전환 배치나 퇴사를 종용하고 연차 휴가를 쓰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사무직 노동자들의 경우 밤 10시를 넘지 않는 한 연장 근무 수당조차 주지 않고, 10시 이후 퇴근할 경우에 한해 고작 시간당 6000원을 지급했다.

이런 노동 조건이 유지되는 배경에는 고용 구조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모텍은 파견업체를 통해 2주간 고용하고, 다음 6개월 동안 직고용 계약직으로 일하게 한다. 계약을 3회 갱신하여 총 1년 6개월 동안 직고용 계약직을 유지한 뒤에야 정규직으로 만든다.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주장하기 참으로 어려운 구조가 아닐 수 없다.

첨단산업의 그림자, 하청 노동자 건강권 문제

앞에서 소개한 삼성전자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과 직업병 피해에 대한 정보는 각각 불산 누출 사고에 대한 대책위원회와 반올림, 그리고 인천 지역 노동자 권리 찾기 사업단의 꾸준한 활동과 투쟁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런데 전자 산업 하청 노동자들이 입을 모아 증언하고 있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들의 건강과 생명, 인간다운 삶을 침해하는 노동 환경 문제가 결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며, 다만 첨단산업의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뿐이라는 점이다. 다만 그 사실을 모아 세상에 알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조직적인 힘이 없었기에 마치 새로운 것처럼 보일 뿐이다.

또한 불산 대책위원회나 반올림의 활동은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드러내고 온전히 개선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직접적인 원청의 지배 아래 있는 사내 협력업체들의 경우 일차적인 언로조차 막혀 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이 더욱 크다.

이에 비하여 아모텍의 경우에는 독립된 공장에 위치하고 있었고, 지역의 노동단체들이 힘을 모아 꾸준히 노력한 끝에, 과로사에 대한 산재 인정과 노동 시간 단축, 임금인상, 과로사에 대한 사과 등의 약속을 받아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지역 연대를 통해 오랫동안 침묵하던 현장 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드러낸 것은 큰 성과다. 이런 경험은 이후 사측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 감시하고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3월. 7일.



황유미 이후, 삼성에서 일하다 죽어간 79명
[현장] 故 황유미 씨 10주기
2017.03.07 08:23:33
황유미 이후, 삼성에서 일하다 죽어간 79명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씨 사이에서 오간 뇌물 규모를 발표한 6일, 이날은 고(故) 황유미 씨의 10주기다. 


황유미 이후, 삼성에서 일하다 죽어간 79명


황 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03년 10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취업했다. 그리고 2006년 6월, 백혈병 판정을 받았고, 2007년 3월 6일 세상을 떠났다. 법원은 지난 2011년 황 씨의 사망이 산업 재해 때문이라고 판정했다. 황 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씨는 원래 택시 운전사였다. 



딸의 죽음을 덮으려던, 회사 탓이 아니라던 삼성에 맞서 싸웠다. 황상기 씨는 늘 "우리 유미는", "우리 유미가"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보낸 10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 결성돼 활동한 기간이기도 하다. 그 사이 반올림에 접수된 삼성 직업병 사망자는 79명이다. 

황유미 씨 등 일부 피해자가 산업 재해 판정을 받으면서, 싸움은 마무리되는 듯 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반올림 활동가들, 그리고 삼성 사이의 골은 여전히 깊다. 


한동안 이어졌던 대화 역시 지난해 9월 이후 끊겼다. 반올림과 함께하는 산업 재해 피해자들은 황유미 씨의 비극이 또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삼성이 제대로 사과하고, 투명한 보상을 하며, 재해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히 마련하라고 한다. 반올림 활동가들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건물 앞에서 500일이 넘도록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 

"삼성으로부터 어떠한 보상과 사과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많다"

6일 하루 내내, 반올림은 기자 회견 및 문화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메시지는 한결 같았다. "삼성 측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대화를 재개하라." "직업병 피해자들을 기억하라."

반올림 활동가들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민 1만1299명의 서명지를 들고 이날 오전 삼성 서초 사옥 앞에 모였다. 이들은 기자 회견문을 통해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삼성의 보상 절차는 삼성이 일방적으로 산정한 보상금으로 합의를 종용하는 것이었다. 



그 액수는 피해자들의 치료와 생계를 보장하는데 턱없이 부족했지만, 삼성은 구체적인 산정 내역도 알려주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반올림은 "거듭되는 회유에 못 이겨 합의서를 작성한 피해자들로부터, 그 합의서를 모두 수거해 가는 횡포까지 서슴지 않았다"라며 "10년 전 황상기 씨를 대하던 태도와 다를 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반올림과 다른 주장을 한다. 보상금 논란에 대해 삼성 측은 "기존에 지출한 치료비는 전액 지원하고 향후 치료비는 현재 병의 진행 상황 등을 따져 전문가가 선정해서 지급된다"고 밝혔다. 치료비와 위로금 등의 증빙 자료 역시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올림은 "삼성 직업병 문제를 처음 세상에 알린 황상기 씨, 뇌종양의 후유증으로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한혜경 씨, 얼마 전 법원으로부터 산업 재해 인정을 받은 다발성경화증 피해자 김미선 씨와 난소암 사망자 고 이은주 님 유가족 등 아직 삼성으로부터 어떠한 보상과 사과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많다"고 밝혔다.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협력업체 피해자들은 또 어떠한가. 도대체 무엇이 해결되었다는 말인가"라고도 했다. 반올림의 회견문은 "삼성은 더 이상 죽이지 마라"라는 문장으로 끝났다. 

삼성의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시민 1만1299명의 서명지 전달 못해


이들과 함께한 조돈문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상임대표는 "삼성이 2월 28일 발표한 경영쇄신안엔 직업병 피해 사과, 노동자 건강권, (직업병) 예방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한 박영수 특검팀이 활동을 마친 지난달 28일, 삼성은 미래전략실 해체 등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엔 삼성 직업병 관련 내용은 없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강 의원은 "삼성은 국정감사에도 화학물질 안전 진단 보고서를 일부 삭제하고 제출했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보고서 원본을 확인해보니 삭제된 내용은 '(삼성이 노동자들에게)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으며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다'라는 거였다. 삼성 측 주장대로라면, 안전에 소홀한 게 '영업 비밀'이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삼성의 보고서 위조, 변조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삼성 서초 사옥 앞에 모인 건, 시민 1만1299명의 서명지를 삼성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들이 모이기 직전에 닫혔던 사옥 정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30여 분 가량 기다리자, 삼성 직원이 나타났다. 그는 "미래전략실은 해체됐고, 삼성전자 측 관계자는 건물 안에 없어서 서명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서명지는 반올림의 농성장에 보관하기로 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와 함께한 세월호 유가족

잠시 물러났던 이들은 이날 저녁 같은 자리에 다시 모였다. 고(故) 황유미 씨 10주기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가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으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묻을 수 없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들의 고통에 뒤늦게 눈을 뜬 게 부끄럽다"고도 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지난 1월 14일 세상을 떠난 고(故) 김기철 씨의 가족도 참석했다. 김 씨는 지난 2006년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크린팩토메이션에 입사한 뒤, 줄곧 삼성전자 화성공장 15라인에서 일했다. 


15라인은 다양한 화학물질을 이용해서 반도체 웨이퍼를 가공하는 곳이다. 김 씨는 지난 2012년 9월 무렵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그를 진단한 의사는 "질병과 직업의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밝혔지만, 근로복지공단 및 삼성 측은 산업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김 씨는 반올림에 접수된 79번째 삼성 직업병 사망자다. 


김 씨의 가족이 마이크를 잡자, 세월호 유가족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고통, 권력이 외면한 죽음 등이 이들이 한데 묶었다. 

문화제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방진복을 입고 삼성 서초 사옥 주위를 행진했다. 대열 선두의 활동가가 삼성 직업병 사망자 79명의 이름과 사연을 외치면, 다른 참가자들이 "기억하라"라고 외쳤다. 세월호 유가족과 삼성 직업병 피해자,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는 싸움에서 그들은 동지였다.


▲ ⓒ반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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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정옥 ‘나는 삼성직업병 통역하는 사람’

- 은유


삼성 직업병 피해자 관련 영상자료를 보다 보면 젊은 의학전문가가 등장한다. 


한번은 긴 머리, 한번은 짧은 머리, 안경을 쓸 때도 있다.


 인상은 매번 다른데 소견을 밝히는 야무진 말투와 ‘의사 공유정옥’이란 자막은 똑같다. 동일한 인물이다. 세월의 폭이 느껴지는 모습이 말해주듯 그는 일찌감치 노동자 편에서 일했다. 


금속·자동차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개선과 산재보상을 일궈낸 노동보건운동 활동가로서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발족에 참여하는 등 삼성 직업병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공론화하는데 힘썼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공중보건학회(AHPA)의 ‘2010 산업안건보건상(Occupation Health & Safety Awards)’ 국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노동자 건강권을 지켜온 한국 의사의 국제적인 수상소식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국내 최대 광고주 삼성의 또 하나의 가족, 언론은 알아서 침묵했다. 지난 11월 시상식에 참가한 그는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니라 함께 온 동료들과 반올림이여야 한다”고 수상소감을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산업안전보건 관련 정보 파악, 국제연대 구축 등 보름 간 미국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공유정옥을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났다.


산업의학 전문의 활동가, 삼성 직업병 ‘통역’하다

“수상소식을 듣고 제가 아니라 반올림 이름으로 선정해달라고 했는데 단체는 수상 대상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같이 고생한 분들이 많아요. 제 역할은 반올림을 알리는 일종의 ‘통역’이죠. 삼성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죽은 노동자 문제를 제기할 때 거대독점재벌의 횡포라고 말하면 심리적 저항이 있으니까, 쉽게 풀어서 얘기하는 사람. 직업병 쪽 산업의학에 대해 약간 알고 있어서 이것 조금 저것 조금 안다고 여기저기 나내는 사람(웃음).”


산업의학 전문의 공유정옥은 현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한노보연) 연구원으로 일한다. ‘반올림’ 활동은 한노보연의 중요한 연대사업이다


. 그는 노동계를 돕는 진보적인 의사가 아니라 하얀 가운을 벗고 두툼한 방한복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는 활동가다. 


검은 세단 대신에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향한다. 노동자 면접조사, 통계 분석, 피켓 만들기, 화장실 청소 등 여느 단체 상임활동가처럼 일인다역을 소화한다. 


지난 12월 21일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사회인사 선언> 526명 명단에도 ‘공유정옥’은 보건의료전문가들이 아닌 시민사회운동가들 틈에 이름이 올랐다.


“의사란 이름을 떠난 지 5년쯤 됐어요. 


평소에는 노동운동 하는 사람들이랑 섞여 살고 있어서 의사라는 걸 의식할 일이 없어요. 근데 인터뷰를 하면 ‘의사’에 방점이 찍혀 나가요. 


그냥 전문의 자격증 따고 살고 싶은 대로 살 뿐인데… 또 여전히 저는 기득권 세력이에요. 


급하면 주말에 응급실 아르바이트 해서 몇 십만 원 벌수도 있고요. 이번에 상을 받으니까 어느 방송사에서는 다큐멘터리를 찍자고 해요. 이렇게 사는 의사가 있다니 신기하고 피해자들은 눈물 뽑고, 재밌을 거 아니에요. 거절했어요.”


상계동 진료소 지나 민중의료연합에 가다


나는 오늘 의사를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는 ‘공유정옥 선언’은 상계동의 추억에서 시작된다. 새내기 시절 과 동아리 상계진료소에 들어갔다.


 알고 보니 80년대 선배들이 만든 색깔 있는 모임이었다. 의료봉사활동이 아니라 도시빈민운동에 가까웠다. 


매주 토요일 4시에 상계동으로 무료진료를 나갔다.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과 어울렸다. 과외로 번 돈을 세미나 책값으로 다 써가며 투쟁과 해방의 역사를 배웠다. 


진료도 세미나도 선배들도 이웃들도 좋았다. 그렇게 책과 사람을 통해 세상에 눈 떠갈 즈음 상계동 철거를 목도했다. 처참했다. 의예과 2년 동안 정이 흠뻑 들었던 동네가 종잇장처럼 구겨져버렸다.


화인처럼 박힌 폐허의 기억에 대해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터놓았다. ‘지하철 타고 오면서 너무 피곤하기는 한데 잠을 한숨도 못 자겠는 거예요. 이제 겨우 스무 살에 내가 한 게 뭐가 있어서 그 집에 사나.


 다섯 살 여섯 살 먹은 애들은 지들이 안 한 게 뭐가 있길래 하루아침에 집 없는 애들이 되는가…저 할머니는 나와 무슨 차이가 있어서 저 연세에 폐지를 줍고, 13만 원 정도 했던 생활보조금으로 만날 라면만 끓여먹는 삶을 사는가’


곡진한 물음의 쇄도. 이 가슴 저린 각성은 강남 8학군에서 “은수저 물고 태어난” 의대생을 고난의 행로로 이끈다.


 본과에 올라가면서 본격적으로 학생운동에 뛰어든 그는 시대의 물살에 떠밀려 좌초해가는 총학생회에서 청년정신의 마지막 불씨를 지폈다. 


민중의료연합 민중연대팀에 들어가 철거민이나 노동자 농성장을 오갔다. 


서울대보건대학원에서 4년간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2005년 산업의학과 전문의 자격증을 따면서 한노보연 상임활동가의 길을 간다.


“진로를 오래는 고민했지만 깊게는 못했어요. 의외로 쉽게 결정했어요. 레지던트 마치고 새 직장을 가야하는데 산업의학 검진의로 하루에 몇 백 명씩 건강진단 하는 일은 재미없고. 


공부를 계속 하려면 외국논문 읽고 학회 참석해야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산업의학은 현장을 많이 다니는 거고. 논문 쓰는 거보단 노보에 글 쓰는 게 좋고. 의대생 모아 놓고 강의하는 건 재미없는데 노동자 모아놓고 강의하는 건 좋고(웃음).


인턴 할 때는 주량이 소주 3잔이었어요. 권위적인 조직문화가 싫어서 회식 때 당직을 자처하고 빠졌죠.


 민중의료연합에서는 월1회 술자리가 좋았어요. 주량도 늘었죠. (소주1병은 아쉽고 2병은 과하고) 상임활동가들을 오래 봤고 같이 커가고 서로 다르게 살더라도 신뢰가 가요. 


이제 못 돌아가요. 이 길이 더 재밌고 행복하니까 택한 거예요. 의대 등록금도 아빠 회사에서 나왔어요. 집안을 일으켜야하는 부담도 없었죠. 사실 의사는 망해도 집 있고 차 있이 망해요. 그 때 제가 놓았던 건 안전성이겠죠.”


거제에서 울산까지 ‘노동보건운동’ 깃발 꽂다


선한 눈매에 해사한 웃음이 매력적인 그. 하지만 행동력은 극지 탐험대장의 그것이다. 


공유정옥은 아프고 병든 노동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연대의 깃발을 꽂았다. 2002년 대우조선에 ‘근골격계 직업병 공동연구단’을 띄워 현장투쟁과 결합된 연구 활동을 펼쳤다.


 노동자들을 만나서 진찰하고 수십 명씩 산재를 신청해 치료를 요구하고 지부별로 조합원을 모아 교육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이 싸움은 전국 수 십군데 사업장으로 번졌다. 덕분에 당시 근골격계 산재승인율 그래프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때만 해도 손가락 절단 같은 사고성 재해는 노동조합에서도 처리했지만 진폐증 같은 직업병은 저항매개가 빈약했죠. 일하면 당연히 아프지 생각하는데 왜 일하면 아픈 게 당연한가, 살려고 일하는 거 아니냐고 말해요. 노동자들은 힘든 일을 하면 허리는 으레 아프다고 생각해요.


 근데 아니에요. 내가 뺏긴 거예요. 일자린 지켰지만 몸은 뺏긴 거죠. 투쟁으로 돌파하자, 그래서 산재 신청서 냈고, 승인 결정도 나기 전에 그런 질환의 노동자들이 다 회사를 나와 버렸죠. 회사에서 충격 받아 협상에 나오고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집회하고 그래서 90%이상 산재승인 받았어요.”


직업병 투쟁은 도시철도공사로 번져갔다. 2003년 한 기관사의 자살을 계기로 정신질환 문제가 불거졌다. 공유정옥은 곧바로 현장조사사업에 착수해 도시철도공사 승무본부 공황장애투쟁에 결합했다. 


2005년엔 현대자동차 노동강도 평가사업을 위해 1주일에 3일을 울산에 내려갔다. 이후 금속노조와 함께 노동자건강권 시리즈 소자보 제작사업, 비정규직의 건강권 대응사업 등을 다양하게 전개했다. 


그러던 중 2007년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발생이라는 ‘자본주의의 재앙’을 접하게 된다.

“삼성 개과천선으로 풀리는 문제 아니다”


삼성은 노조가 없는 거대한 막강 자본이고 반도체산업은 한국 부의 원천이다. 


그런 공장의 같은 라인에서 일하던 고 황유미·이숙영 씨가 함께 발병했다. 라인은 달랐지만 엔지니어 팀에 속한 4명 중 3명이 희귀병에 걸렸다. 


그들과 똑같은 일을 했던 미국 IBM 공장에서도 연구원 12명 중 10명이 암에 걸렸고 그 중에 4명은 똑같이 뇌종양이 생겼다. ‘잔인한 우연’을 ‘구조적 필연’으로 읽어낸 공유정옥은 생각한다.


“금방 안 끝날 거 같은 싸움인데 10년~20년이 걸리더라도 잘 해보고 싶다.”

그리곤 그만의 방식으로 싸움을 전개했다.


 비대위를 꾸리고 피해자를 만나고 시위하다가 잡혀가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0월에는 국제 반도체 및 전자산업전시회가 열린 킨텍스 앞에서 시위를 했고 11월 3일과 4일에는 서울대 보건대 50주년기념학회에서 반올림의 활동을 알렸다.


“반올림이 만들어지고 3년 1개월 지났는데 제법 유명해졌어요.


 택시 기사님도 알더라고요. 자세히는 몰라도 삼성에서 일하는 사람 백혈병 걸렸다는 것 정도는 이 나라 사람들이 다 알아요. 

의외의 성과죠. 그런데 삼성이 나쁜 기업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아요. 이미 충분히 얘기 됐고, 또 이건 삼성이 개과천선해서 풀리는 문제가 아니에요. 정치체제와 사회질서 문제에요. 장애, 빈곤, 인권 등 다각도에서 풀어야 돼요.


예컨대 삼성전자반도체사업부 LCD를 제조하는 모듈 공정에서 6년간 근무한 한혜경 씨. 77년생인데 입사 3년차부터 생리가 멈췄고 뇌종양이 발병해 1급 장애에요. 엄마랑 둘이 사는데 5년 간 투병해서 수입이 없어요.


 의식은 멀쩡한데 못 걷고 못 먹고 못 울어요. 통곡을 못해요. 마주치게 되는 고통이 많죠. 장애투쟁과 만나고 빈곤문제와 만나요. 


산재보상은 일부에 불과해요. 삼성 직업병 피해자 싸움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접근과 조직화가 필요해요.”


인도네시아 반도체 피해여성 만나다


이번 ‘2010 산업안건보건상’ 수상은 답보상태에 빠진 반올림 싸움에 물꼬를 터주었다.


 시상식에 참가한 공유정옥은 미 보건학회에 참석하여 청원서 서명도 받고 반올림의 활동을 알렸다. 


이미 30년 전부터 전자산업노동자 산재투쟁을 벌여온 그들은 한국의 반올림을 주목하며 다음과 같은 메시지로 힘을 주었다. ‘산업안전보건문제에서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 노동자와 기업 사이에서 정부란 중립이서는 안되며, 중립일 경우 산업안전보건이라 할 수 없다’


“산업보건분과 학회에 참석했는데 대부분 저 같더라고요. 삼분의 일은 지역단체 활동가에요. 


연구하고 책 쓰고 교육하고 투쟁하고. 미국 안에서 멤버십이 이삼백명 정도에요. 공중보건 쪽은 일하다 보면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식이 생겨날 수밖에 없어요. 보편타당한 건강권을 이야기해야 하니까요.”


공유정옥이 수상한 산업안전보건상 국제부문 역대 수상자는 거의 아시아에서 나왔다. 디지털 강국 한국에 이어 대만과 중국이 전 세계의 전자공장이 되어가는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반도체산업 산재투쟁에서 아시아가 매우 중요한 격전지인 셈이다. 공유정옥은 내년에는 반올림 기구를 상설화하고 아시아 노동자와의 국제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며 활동가들끼리 농담처럼 말하던 ‘아시아 반올림’ 태동이 도래했음을 예고했다.


“일전에 인도네시아를 갔다가 한국에서 3년 동안 한 번도 못 만난 현장 노동자를 만났어요. 


인도네시아 반도체 공장 10년 일한 여성노동자인데 반도체 용어는 똑같으니까 말이 통하더라고요. 제가 반도체 공정을 공부했거든요. 


다 알아듣겠고 유산, 생리불순, 피부질환 등등 우리 피해자랑 똑같은 얘기를 해요. 내년에는 당사자들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피해여성과 가족을 동행할 생각이에요. 인도네시아, 필리핀 활동가나 피해자도 초청해서 당사자 싸움이 얼마나 소중한지 배우고요.”



삼성은 기업비밀을 핑계로 작업현장을 공개하지 않고, 직접 노동자의 삶 자체도 폐쇄적이라 접근이 쉽지 않다. 



80년대 방식으로 위장취업을 하고 싶어도 고등학생만 뽑으니 어려질 수는 없는 노릇. 


오죽하면 “반도체 공장 앞에 피부관리샵을 차릴까, 아니면 미용실을 차려서 여성 노동자들과 친해져볼까” 별의별 궁리를 다 해봤다는 공유정옥은 타국에서의 단비 같은 만남을 회상하며 국제연대 네크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본은 이미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 만국의 노동자의 연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음을 깨달은 것.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하는 세상 꿈꾸다



일기장처럼 쓰는 그의 블로그 제목은 ‘풍덩’이다.


 언젠가 소위 386 운동권 세대를 물타기, 뛰어들기, 적시기로 나눈 글을 보고는 마음에 파장이 남았다. 


큰물에 잉크 한 방울 떨어뜨린다고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필요한 건 적시고 뛰어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 탈 깜냥도 안 되고 온전히 풍덩 뛰어들었나 보면 잘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이렇게 살고는 있다.” 이십대 중반 삶의 바다에 뛰어든 그는 모진 풍파 헤치며 강인한 지적체력을 길렀고 어느새 서른 후반의 태양을 맞는다.


“산재투쟁 하면서 분명 고통의 양은 커졌어요. 피해자 어머니들 얘기 들으면서 친해질수록 슬프고 고통스럽죠. 외롭게 싸우는 분들이 돌아가시고, 힘들게 사는 얘기 듣다 보면 눈물이 나고 기운이 소진돼요. 


인생에 쏟아 부은 공이 많은 사람들인데 싶으니 불쌍하기보다는 제가 불편하고 미안하죠. 그래서 이 일이 고통이 크긴한데 세상에서 안 보이던 사람이 보여요. 이 싸움은 안 보이는 것을 보이게 하는 싸움이에요.”


행복과 고통은 쌍둥이다. 본래 삶이란 웃음과 슬픔으로 꿰맨 두 겹의 옷감(문태준)이다. 그 역시 다른 상임 활동가들처럼 웃고 울고 감정적 부침에 따라 조울증을 앓기도 한다. 그래서 삶의 여백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오롯함. 나만의 시간. 이런 말들이 여가, 일상, 유희로 변질 됐는데, 그런 의미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긍지를 회복하는 시간, 그 때 뭘 할거냐가 아니라 공간과 시간을 영위할 권리, 청소년 인권으로 말하자면 엄마의 눈 밖에 날 권리 같은 것”이다.


이를 위해 2008년 어느 봄날, 공유정옥은 바이올린 학원을 찾아간다.


 다른 일은 호흡이 긴데 이건 조금만 연습해도 성과가 나타나니까 초기에는 그 재미가 컸다. 집에서 연습하면서 층간소음 문제도 고민하게 됐다. 매년 송년회에서 한곡씩 연주한다. “인터내셔널가, 이런 거(웃음)” 얼마 전부터는 2만 원 짜리 미용가위를 사서 머리를 거울보고 혼자 자른다. 


그러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다르게 해석하게 됐다. 소소한 삶의 실험으로 세상이 훨씬 새롭고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삶의 여백을 허용할수록 세상과의 접촉면이 확장되었고 살아야갈 목표와 행로는 선명해졌다.


“산업의학은 연구를 기반으로 현장에 개입하죠. 스펙트럼이 넓어요. 법, 제도, 작업장 문화, 사회적 건강을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경계에 있고 인문사회학과 자연과학의 경계에 있어요.


 재미있으려면 끝없이 재밌는 학문이죠.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얘기된 적이 없어요. 누구도 수저만 놓았지 한 상을 멋지게 차려본 적이 없거든요. 직업병 피해자의 88%가 불승인 되는 제도 등 우리나라의 취약한 산업보건문제를 공론화해서 노동자 생명이 우선이 되도록 판을 짜야죠.”


그는 꿈꾼다. 맑스의 정의대로 ‘계속 노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기 자신 이외에는 아무 것도 팔 것이 없는’노동자가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로또 당첨처럼 산재승인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직업병 노동자의 최소한 생존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아마도 공유정옥이 차린 풍요로운 밥상에는 우리시대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물음들이 차려질 것이다.



2018.Nov.26. 이슈 파이터. 인터뷰 내용










개혁과제: 산업재해 보상 보험 재심사 위원회를 개혁해야 한다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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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노동2018. 11. 25. 17:17

운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가난한 노인들이 길바닥에서 폐지 주우면서 우는 나라가 지금 한국이다. #경사노위 (노사정) 문성현의 눈물을 보며 (1) 국가가 노동조합에게 삐치는 건 정치적 조롱거리다. (2) 한국노총-민주노총 분열 유지는 노노갈등, 노동자의 정치적 노예화에 기여할 것이다.


나는 #민주노총 이 경사노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배제하고, 참여시키지 못한 채, 경사노위를 출범시킨 것에 대해서는 뒤돌아봐야한다.


한국 고위직 공무원들처럼 유럽 국가를 가장 많이 방문하는 나라도 아마 없을 것이다. 박정희는 덴마크 네덜란드로, 진보정당도 핀란드로 스웨덴으로, 심지어 최순실 박근혜도 독일로. 그런데 유럽 보수-진보 정부가 민주노총과 같은 노동조합 총연맹을 협상틀에서 "싸우거나 배제한" 것을 목도한 적이 있는가? 더군다나 문재인 정부가 목놓아 외치는 '복지국가, 함께 잘 살자' 고 하는 2018년, 1945년~1975년 복지국가 체제를 표방한 서유럽 국가들의 어떤 정부가 노동조합 대표에게 '#귀족노조'라 욕했는가?


그렇게 노동조합을 '욕심많은 돼지새끼들'로 간주해 살벌하게 채찍을 갈긴 정부는 미국 레이건 보수파와 영국 보수당 쌔처 수상이었다.


행정부 수반과 일개 노동조합 총연맹이 싸움의 상대나 되는가? 지금 한국 권력구조에서 그게 있을 법한 일인가? 민주노총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배출한 한국노총이 한국 자본주의의 체제 위협적인 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나?


정치학적으로 유의미하려면, 비지니스 노동조합 모델인 한국노총은 논외로 치고, 민주노총이 현재 금융자본주의체제와 대기업 재벌의 '소유권' 문제를 법적으로 '노동자 소유'나 '시민의 소유권' 혹은 공적 소유권 강화를 실천하고 있다면, 진짜 체제 형태의 변화를 추구하는 민주노총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민주노총이 내거는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연금 개혁, 연 휴가 일수 늘리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남녀 임금격차 해서, 일부 경영권 참여와 확대는 현재 기업의 소유권을 거의 건드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체제의 정상화, 노동자가 앞장서서 속칭 '좋은 자본주의' 생산방식을 창출을 우선 과제로 내건 경우다.


[대안] 장기적으로는 노-노 갈등의 상징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어떤 식으로든지 조직 통합을 해야 한다. 두 총연맹이 역할 분담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행정권력과 자본권력에 동등한 대화자로 발전하거나 노사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방해가 될 뿐이다.


참고 기사: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460





잘못된 언어 구사와 사실 왜곡 : 민주노총이나 참여연대, 민변이 문재인 정부에게 자기들의 요구만을 들어주라고 말한 적이 없다. 대선 당시 문재인 공약을 지켜라는 요청 수준 아닌가? 국가 권력을 가진 정치 집단이 '내가 더 아프다'는 태도는 정치의 '덕'도 '카리스마'도 마에스트로도 아니다. 






경사노위 공식 출범…문성현 '민주노총 불참'에 울컥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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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11-22 17:23:59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기존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22일 공식 출범, 양보와 타협의 정신으로 논의를 해 가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문성현 위원장은 이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2일 오후 2시 청와대에서 열린 경사노위 출범식과 1차 본 위원회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 참석은 노사정 합의로 새롭게 첫발을 내딛는 위원회의 출범에 대한 격려와 사회적 대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과거에는 정부 정책 정당화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를 활용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새로 출범하는 경사노위는 의제선정, 논의방식, 결론도출의 모든 과정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자율적인 대화와 타협을 최우선 하도록 하겠다.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노동계와 경영계 간의 이견을 좁히고 정책을 실현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과 한국경총 등 기존 노사단체 외에 청년과 여성, 비정규직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대표 등이 추가돼 총 18명으로 구성됐다.


경사노위 본위원회 구성 인원은 총 18명이다. 노동계 5명, 경영계 5명, 정부 2명, 공익위원 4명, 경사노위 2명 등 총 18명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합류하지 않아 일단 17명 체제로 출발했다. 


문 위원장은 "법이 개정되고 반년이나 지나 이제야 출범하는 것은 그래도 민주노총과 함께 하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이해와 애정 때문이었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민주노총이 끝내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서둘러 출발하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경제 일자리 현황이 엄중하고 과제 또한 막중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뒤 민주노총 참여를 당부했다.


공익위원으로 참여한 김진 변호사는 "부당노동행위 사건을 변호했던 분이 대통령이시고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치신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이끌고 있다"며 "어느 분보다 개방적 자세를 가진 게 민주노총의 김명환 위원장이다. 김명환 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있을 때 경사노위가 사회적 합의를 봐야된다. 


이런 분들이 있을 때 타협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 타협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근로자 위원(비정규직 대표)으로 참여한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최저임금 위원회, 학교 비정규직 전환 과정에 참여하면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민주노총 빈자리가 커보이지만 17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로자 위원인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작년 9월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먼저 제안해서 비난도 받았다"며 "사회적 대화가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위원으로 참여한 경총 손경식 회장은 "어렵게 첫발을 내딛은 만큼 대타협의 결실을 기대한다"며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들어선 만큼 경제사회 주체가 모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임금과 고용문제에 대해 협력해서 해결방안을 도출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참석한 위원들은 새롭게 발족 한 경사노위가 우리 사회의 현안을 양보와 타협의 정신으로 논의해 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라졌다. 


이날 본위원회에는 경사노위에서 문 위원장과 박태주 상임위원이 참여했다.


근로자 위원으로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나지현 전국여성노조위원장,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이 참여했다.


사용자 위원으로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참여했다.


공익위원은 이계안 전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신연수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박봉정숙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김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사회 위원장이 참여했다.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여했다.

 

경사노위는 산하에 연금개혁 특위(국민연금개혁과국민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와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 디지털전환과노동의미래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 사회 핵심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또 이날 회의에서 신규로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노동시간 관련 의제를 논의할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를 설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논의 시한은 새롭게 구성되는 위원회에서 내부 합의를 거쳐 국회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의제별 위원회는 5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 경사노위 공식 출범 이후 각급 위원회에 민주노총 참여를 권고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여기에는 민주노총이 조속한 시일 안에 경사노위에 공식 참여해줄 것을 희망하고, 민주노총이 참여를 결정하게 되는 2019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각급 위원회 논의에 참여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kangse@newsis.com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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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노동2018. 11. 23. 07:20

조사 대상: 주 5일제 근무 직장인 1723명 

조사 주체: 잡코리아 Job Korea , 아르바이트 대표포터 알바몬

(신뢰도): 직종을 다 포괄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약 80% 직장인 지정 출근시간 준수해야 한다.

한국 직장인 주당 평균 근무는 직무(직종)별로 43시간 ~ 51시간 사이

중소기업 노동자 애로사항: 휴가 사용 제약 많다 (중소기업 노동자 60%가 답변)

-> 휴가 자유 사용 권한과 생산성 향상 관계, 혹은 휴가 자유 사용권한과 일의 만족도와 상관 관계 중요함


(1) 노동시간을 제외한 인생 전성기의 길이 : 3.3년, 1205 일, 28933시간, 1,736,000 분 (사회 생활, 직장 참여 35년이라는 가정하에) 주 50시간 노동이면, 하루 평균 160분, 2시간 40분 정도가 자유시간이다. 무슨 '책 읽기' '문화 향유' '정치참여' '자기계발'가 가능하겠는가? 


(2) 계산방식: 주 50시간 노동, 일요일은 제외 (가족, 친구,스포츠 신체활동,놀기), 50시간 나누기 6일 (월~토) = 8.3시간, 수면시간 8시간, 출근 퇴근 이동 2시간, 식사 및 짧은 휴식 (빈둥,화장실 포함) 3시간 = 총 21.3시간 

남는 자유시간 하루 2.7시간 (162분)


(*독종 직장인 : 어학 및 각종 학원, 승진 시험 준비: 1시간~2시간) 


(3) 정책을 수립시 교훈 - 노무현 정부가 실시한 주 5일제 근무제는 노동자 대 노동자 분열과 격차를 가속화시켰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임금의 50~60% 받는 현실에서 주5일제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시간 박탈'이나 마찬가지 효과였다. (2004년 7월부터는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됐다.)


(4) 냉소적 결론: 조선시대보다 못한 삶이다. 만석꾼 한씨 머슴도 소작농 김씨도 비오는 날에는 집에서 쉬었다.


(5) 대안: 주 30시간~ 35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산업구조, 기업 생산 방식 개혁, 경영의 합리화,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자들의 자율적 노력, 직장 민주화, 기업 소유권의 사회화 공동체화, 노동자들이 스스로 만드는 노동법 필요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가 할 일이다. #꿈같은_소리_냉소주의_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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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일주일 평균 49시간55분 일해


뉴시스입력 2018-10-17 13:59:00 -


직장인들이 일주일에 평균 49시간55분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별 근무시간은 생산·현장직이 51시간49분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연구개발, 전문·특수직도 주간 근무시간이 50시간을 넘고 있었다. 


잡코리아(대표 윤병준)가 아르바이트 대표포털 알바몬과 함께 주5일제로 근무 중인 직장인 1723명을 대상으로 ‘주간 근무시간’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 설문조사를 통해 직장인들이 일주일에 평균 근무하는 시간을 주관식으로 기재하게 한 결과 평균 49시간55분으로 집계됐다. 


직무별 근무시간을 살펴 보면 


▲생산·현장직이 51시간49분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연구개발(50시간24분), 


▲전문·특수직(50시간22분), 


▲기타(50시간5분) 직무의 일주일 평균 근로시간도 50시간 이상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주당 근무시간이 가장 낮은 직군은 


▲TM고객상담으로 43시간59분이었으며, 


▲기획·인사총무(46시간13분), 


▲IT·시스템·개발(47시간22분)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유형별로는 

▲중소기업의 주당 근무시간이 평균 49시간58분으로 가장 길었으며, 

▲중견기업이 48시간21분으로 비교적 높았다. 

▲공기업(46시간34분)과 

▲대기업(46시간22분)은 각각 46시간 남짓으로 낮은 편이었다.



잡코리아는 알바몬과의 조사를 통해 직장인들의 근무 유연성도 물었다. 


우선 휴일근로를 포함한 야근 등 연장근무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지를 물은 결과 53.9%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46.1%의 직장인은 ‘나의 의사나 판단과 관계 없이 분위기 또는 방침상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야근을 직원 개인의 선택에 따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응답은 

▲대기업에서 65.4%로 가장 높았으며, 

▲중소기업에서 50.4%로 가장 낮았다.


출퇴근 시간을 자유로이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느냐는 응답에는 79.7%가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있어 반드시 그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특정 범위 내에서 변경 또는 조절하는 등 유연한 출퇴근 시간’이 주어진다는 응답은 20.3%에 그쳤으며, ▲공기업이 28.9%로 가장 높았다.


야근의 자율성, 출퇴근 유연성에서 모두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던 중소기업 직장인들은 휴가 사용에 있어서도 가장 제약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알바몬 설문조사에서 원하는 시점에 자유로이 자신의 휴가를 쓸 수 있는지를 물은 결과 중소기업 직장인의 59.6%가 ‘많은 제약이 있어서 사실상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한 것. 이는 전체 평균 53.3%보다 약6%P, 대기업 평균 37.7%보다 약 22%P나 높은 것이었다.


잡코리아는 이같은 근무 유연성이 직원들의 생산성과 성과에 매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무시간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근무 유연성 응답 결과에 따라 작게는 2배에서 크게는 4배까지 큰 차이를 보인 것. 

'

전체 직장인 중 ‘나의 근무시간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관리된다’는 응답은 34.8%로 나타났다. 


그룹별로 출퇴근 시간이 유연한 직장인들에게서는 59.0%로 그렇지 않은 직장인(28.6%)보다 2배 가량 높아, 전체 응답군 중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그룹간 격차가 가장 컸던 항목은 휴가의 자율사용 여부로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고 응답한 그룹에서는 ‘효율적인 근무시간 활용’이 57.8%로 그렇지 않은 그룹의 14.6%보다 4배나 높았다.


직장 내에서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여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출퇴근이 유연한 그룹의 직장인이 63.3%의 높은 비중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출퇴근 시간이 고정됐다는 직장인들의 경우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다는 응답이 33.8%로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휴가의 자율성에 따라서도 2.8배의 비중 차이를 보이며 자유로운 휴가 사용이 가능한 그룹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다(60.3%)’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자료 2:

주 52시간 근로: 한국 근로시간 어제와 오늘

1960년대 방직공장 여공들의 근무 현장Image copyright뉴스1
이미지 캡션1960년대 방직공장 여공들의 근무 현장

1주일에 일하는 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주 52시간 근로' 제도가 시행되고 첫 월요일을 맞았다.

급속도로 경제가 성장한 한국 사회의 근로시간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1950년대, 6·25전쟁 통에 생겼던 첫 법정근로시간


한국 법정근로시간(기준+연장)의 시작은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군정에 의해 도입된 법정노동시간은 주당 48시간이었다.

상호 합의가 있으면 최대 60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허용했다.


1950년대 용산 거리Image copyright뉴스1
이미지 캡션1950년대 용산 거리



사실 이 기준법은 남북한 간 체제 경쟁 차원에서 생긴, 선언적인 의미에 가까웠다.

북한이 북쪽이 '노동자를 위한 천국'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 이 법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그러나 열악한 상황 속에서 노동기준법이 제대로 알려지고 지켜지기란 어려웠다.


1960-70년대, 전태일과 번개식당


경제성장이 우선시 되는 시대였고, 근로기준법에 노동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근무하는 노동자가 많았다.

1970년 11월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분신했던 전태일이 호소한 내용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였다.

전태일 재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태일이 당시 정부에 보낸 편지에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비롯해 '근로시간을 단축해달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재단사 전태일이 '장시간 근로'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Image copyright전태일 재단
이미지 캡션재단사 전태일이 '장시간 근로'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그는 이 편지에 "전부가 다 영세민의 자녀들로 굶주림과 어려운 현실을 이기려고 하루에 90원 내지 100원의 급료를 받으며 하루 16시간의 작업을 합니다"라고 썼다.


1960-70년대 공단 앞에는 점심시간이면 재빠르게 먹을 수 있는 '번개식당'이 번창했다.


메뉴는 빨리 먹을 수 있는 라면 등 국수류나 김밥 등이었다.


당시 생활상을 묘사했던 이선관 시인은 <번개식당을 아시나요>에서 

"정오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이동식 포장마찰 대열/

 거기에 차려놓은/ 

번개식당의 다양한 메뉴/

 1분 막국수 

2분 짜장면 

3분 김밥"이라며 밥 먹을 시간도 없는 사람들을 묘사했다.




1980년대 노동 운동, 법정 근로시간 4시간 단축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던 1980년대에도 장시간 노동은 계속됐다.


당시 민주화운동 열기는 노동운동으로 이어졌다.

대학생들이 공장 등에 위장취업을 하여 노동쟁의를 지원 및 독려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이런 사회적 움직임과 경제 성장 속에서 1989년 법정 근로시간이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됐다.

주당 최대 노동시간은 64시간으로 조정됐다.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5년 대우어패럴 시위Image copyright뉴스1
이미지 캡션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5년 대우어패럴 시위


1990년대 줄어들던 근로시간, 경제위기 겪으며 분위기 꺾여

국민소득은 5천 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격주 토요 휴무제를 시행하는 기업도 나왔다.


1990년 9월 24일 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법정근로시간이 현행 주당 46시간에서 44시간으로 단축됨에 따라 많은 업체들이 토요일 오전근무제도를 채택하고 일부 업체는 작업능률 향상을 위해 아예 격주로 토요일 휴무제를 실시할 계획"을 하고 있었다.


1990년대 경제호황기,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다Image copyright뉴스1
이미지 캡션1990년대 경제호황기,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1일만 쉬던 음력설이 3일 휴일로 바뀌는 등 공휴일도 늘어났다.


그러나 이 분위기는 1997년 반전된다. IMF발 외환위기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실업자가 양산된 것이다.


노동계의 분위기는 노동시간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시기였다.


정리해고법이 1998년 2월 시행됐다. 해고되지 않기 위해 휴가도 포기하면서 노동자들은 근무에 매진했다. 잔업과 휴일근무는 오히려 더 굳어졌다.


2000년대, 주 5일 근무제 시행


2003년에는 법정 노동시간이 주당 '40시간'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연장근로 12시간과 휴일근로를 더해 총 68시간까지 근로가 가능해졌다.


생산성 하락을 우려하는 재계 목소리를 반영해 나온 결과였다.


2004년 7월부터는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됐다.


개인 별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나누자는 뜻이었다.

여가도 즐기고 소비가 늘면 경제에 선순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주5일 근무 시행을 앞두고 여행계는 국내외 여행 상품을 쏟아냈다. 각종 레포츠나 문화 시장도 커졌다. 영화 관람객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주 5일제 시행 관련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는 여전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2004년 7월 5일 자 한겨레 신문은 "주 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돼 시끌벅적하지만 대부분의 중소업체들은 '그들만의 잔치'라며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며 상황을 전했다.


2010년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한국 노동시간 변화


창의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오래 일하는 것이 기업의 생산성을 담보해주던 시대는 갔다'며 노동시간 단축을 두고 논의가 계속 이어져 왔다.


2010년대에도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여전히 긴 편이었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은 연평균 2052시간 일해, 1707시간 일하는 OECD 평균을 웃돌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18년 7월 1일부터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기업에 법정 주당 최대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됐다.


52시간 근로시간 감축 앞두고, 9시-5시 근무문화 알리는 기업 안내문Image copyright뉴스1
이미지 캡션52시간 근로시간 감축 앞두고, 9시-5시 근무문화 알리는 기업 안내문


이를 위반하면 사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오는 2020년부터는 50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참고 기사 3: 유럽국가들 주 노동시간


https://news.joins.com/article/22721856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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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노동2018. 11. 3. 23:31


2014 노동시간 단축 이정민 교수 Daniel Hamermesh Daiji Kawaguchi Does Labor



March 2014

IZA DP No. 8077: Does Labor Legislation Benefit Workers? Well-Being after an Hours Reduction

published in: Journal of the Japanese and International Economies, 2017, Vol. 44, 1-12

Are workers in modern economies working "too hard" – would they be better off if an equilibrium with fewer work hours were achieved? We examine changes in life satisfaction of Japanese and Koreans over a period when hours of work were cut exogenously because employers suddenly faced an overtime penalty that had become effective with fewer weekly hours per worker. Using repeated cross sections we show that life satisfaction in both countries may have increased relatively among those workers most likely to have been affected by the legislation. The same finding is produced using Korean longitudinal data. In a household model estimated over the Korean cross-section data we find some weak evidence that a reduction in the husband's work hours increased his wife's well-being. Overall these results are consistent with the claim that legislated reductions in work hours can increase workers' happiness.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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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창고2018. 7. 29. 07:18


Nakjung Kim


July 28, 2012 at 2:12 AM · 


당게시판에 글 써온 이유들 중에 하나, 굳이 왜 썼냐고 묻는다면.


정치활동과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의 내용이 무엇인가? 굳이 추상적으로 표현하자면, 진정한 노동자들의 자유를 위해서는, 노동시간을 어떻게 단축시키면서 (단지 일자리 나누기로만 국한시키지 말고) 그들이 정치적 시민으로 될 수 있고, 그들이 피터지는 내부 경쟁들을 통해서, 한 사회의 리더들로 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주연과 조연이 뒤바뀐 현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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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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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 7. 16:15


1.

„Worauf(=auf was) reduziert sich für sie jene scheinbare Freiheit, die ihr ihnen verliehen habt? Sie leben bloß von der Vermietung ihrer Arme. Sie müssen also jemand finden, der sie mietet, oder Hungers sterben. Heißt das frei sein?" (p.472.)


(MEW 26, Theorien über den Mehrwert, Vierter Band des Kapitals ,325) 


 당신들이 노동자들에게 부여했던 겉치레 (표피적) 자유는 그들에게는 결국 무엇으로 귀결(환원) 되는가?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팔들'을 남에게 대여해야만 삶을 영위해 나간다. 노동자들은 자기들을 고용할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굶어 죽는다. 이것을 ‘자유’라고 부르겠는가? 


„What is this apparent liberty(seeming freedom) which you have bestowed on them reduced to for them? They live only by hiring out their arms. They must therefore find someone to hire them, or die of hunger. Is that to be free? (Is that to be called free?)” 


2. Die schmutzige Ökonomie, die ihn mit unruhigen Augen verfolgt, überhäuft ihn mit Vorwürfen bei der geringsten Rast, die er sich gestatten könnte, und wenn er sich einen Augenblick ausruht, behauptet sie, daß er sie bestehle. (MEW 26.324) 


노동자를 쉼없이 감시하는 비도덕적인 경제는 그가 휴식 시간에 좀 쉬려고 해도 그를 심하게 비난한다. 그리고 그 노동자가 잠시 한 순간 휴식을 취하려고 하면, 그 비도덕적인 경제는 '노동자가 그 비도덕적인 경제를 강탈해 간다'고 주장할 것이다.  



The sordid economy that keeps a restless watch on him overwhelms him with reproaches at the slightest respite he seems to allow himself, and claims to have been robbed if he takes a moment’s rest. 


 Ist er fertig, dann entläßt man ihn, wie man ihn genommen, mit der kältesten Gleichgültigkeit und ohne sich darum zu kümmern, ob die zwanzig oder dreißig Sous, die er für einen harten Arbeitstag erhalten hat, für seinen Unterhalt ausreichen, wenn er am folgenden Tag keine Arbeit findet." (p.466, 467.) 


“the sordid economy that keeps a restless watch on him” (day labourer) “overwhelms him with reproaches at the slightest respite he seems to allow himself, and claims to have been robbed if he takes a moment’s rest” (Simon Nicolas Henri Linguet, Théorie des loix civiles, ou principes fondamentaux de la société , tome II, Londres, 1767, p.466)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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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독후감)2014. 9. 1. 12:26

1860년 경, 영국에서 13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하루 6시간 노동만 시키고, 성인은 full time 풀타임으로 시키고 그렇게 법률로 정했다. 여기에서 풀타임, 하프 타이머라는 말이 비롯되었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현상, 12시간 일하면 풀 타이머, 6시간만 일하면 하프 타이머. (요새 단시간 노동자, 비정규직, 파트 타임 등)


이렇게 되면, 노동자가 인격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노동시간'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사람 꼴만 갖춘 노동시간이 곧 노동자가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개개인들의 구체적인 특질들과 개성들은 사라져 버리고, 너는 풀 타이머(정규직), 당신은 하프 타이머 (절반 일하는 사람)이 된다.


노동시간이 임금 크기가 되는 것도, 고정불변의 법칙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의 인격이 상실되느냐 마느냐 이다.


마크르스 주장 속에 담긴 철학과 인간에 대한 가치관을 읽어내야 한다.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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