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교/노동

다시는 없어야 할 쓰라린 비극이었다. 화성 리튬전지 공장 화재 사고 사망자 23명 중, 하청 '메이셀' 소속 20명, 아리셀 소속 3명.

원시 2024. 6. 28. 14:32

 

일터 사망, 산업재해 예방이 절실하다.

특히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3권 보장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 필요성.

 

 

한겨레 신문 보도.

 

"사망자 23명만 따로 분류하면, 아리셀 소속이 3명, 메이셀 소속이 20명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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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동부, 아리셀 ‘고위험 사업장’ 지정하고 손놨다
지난해·올해 2월 연속 지정
‘자율예방’ 권하고 점검 안 해


기자심우삼
수정 2024-06-28 11:44등록 2024-06-28 11:35

 


소방청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6월25일 공개한 경기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의 화재 진행 상황이 담긴 내부 CCTV 화면. 10시30분40초께 직원들이 초기 소화 중 배터리가 다수 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화성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을 2년 연속 ‘고위험 사업장’으로 지정하고도 사실상 자율 예방만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한겨레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은 지난해와 올해 2월, 아리셀에 고위험사업장 선정을 알리는 내용의 공문을 각각 한차례씩 보냈다. 노동부는 지난해 위험 기계·기구 보유현황 등 산업안전보건 관련 자료 등을 분석해 8만개소의 고위험사업장을 선별했는데, 아리셀이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당국은 정작 ‘특별 관리 대상’에 오른 아리셀에 자율예방만 강조했다. 공문을 보면, 고위험사업장은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의 △순회점검 △위험성평가 특화점검 △불시감독 등의 대상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으니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와 노력을 수행해 달라고만 적혀 있다. 아리셀이 유해·위험요인을 ‘자율적으로’ 파악한 뒤 대책을 세워 실시하면, 정부가 이를 점검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참사 발생 전까지 아리셀을 대상으로 실시된 정부 차원의 점검은 결국 없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이 지난 2월 경기도 화성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에 보낸 공문 갈무리.

 


노동부는 안전보건컨설팅 등 여러 지원 사업 등도 안내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뒤따른다. 실제로 아리셀은 노동부의 ‘위험성 평가 중심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을 지난 2월 신청했고 3월 첫 컨설팅을 받았는데, 두번째 컨설팅을 앞두고 참사가 벌어졌다. 첫 컨설팅 당일 아리셀의 안전 관리담당자만 참석했고, 대표는 오지 않았다. 정부의 안전보건컨설팅 사업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박해철 의원은 “고위험사업장을 대상으로 자율 예방만을 강조하는 현재의 정책방향은 노동부의 직무유기”라며 “리튬과 같이 위험물질을 생산·취급하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장 지도점검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전국수도권
아리셀 참사 희생자 23명 신원 모두 확인…20명은 하청업체 소속
기자이승욱

 


수정 2024-06-27 21:09등


27일 경기도 화성시청에 설치된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추모 분향소에서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24일 오전 10시31분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에 있는 1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사상자 31명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참사로 숨진 노동자 23명 가운데 20명이 하청업체 소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전자 대조 작업으로 희생자들 신원도 모두 확인됐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27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파악한 자료를 확인해보니 이번 화재 사고 사상자 31명 가운데 10명이 (불이 난 업체) 아리셀 소속이고 21명은 (사내 하청업체) 메이셀 소속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23명만 따로 분류하면, 아리셀 소속이 3명, 메이셀 소속이 20명이었다”고 밝혔다. 

 

희생자 대부분이 사내 하청 노동자였던 것은 불이 난 2층이 숙련 기술이 필요한 생산공정이 아니라 완제품 포장 같은 단순 업무가 이뤄지던 작업장이어서 본사 정규직원보다는 일용직 파견노동자가 주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화재로 사상자 31명을 낳은 아리셀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신속하게 분석해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해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민길수 지역사고수습본부장(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날 오전 화성시청에서 연 브리핑에서 “전날 8시간 동안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리튬전지 취급, 검수·포장 과정에서 발화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증거 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화재 상황에 대비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행이 적정했는지 등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의 책임 소재도 밝힐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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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23명의 신원도 모두 특정됐다.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 23명은 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 1명으로 이 중 남성은 6명, 여성은 17명이다. 경기남부청은 희생자 유가족에게 신원 확인 사실을 통보했다. 전날 신원이 확인된 외국인 사망자 13명의 비자는 재외동포비자(F-4) 7명, 영주비자(F-5) 1명, 결혼이민비자(F-6) 2명, 방문취업비자(H-2) 3명 등이다.

사망자의 신원이 확인됨에 따라 장례 준비 절차도 빨라졌다. 화성시는 “시가 마련한 장례식장 5곳에서 유가족 뜻에 따라 장례 절차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유가족 대기실 5곳과 지원실 1곳, 상담실 1곳 등 모두 7곳의 피해 가족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에서 입국하는 유가족이 공항에 도착하는 시점부터 지원팀과 통역 인력이 모든 순간을 밀착해 지원한다.

전종휘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아리셀 참사’에 이웃 잃은 중국 동포들 “여긴 다 불법”
르포│시흥 정왕동서 만난 ‘희생자의 이웃들’
기자김채운,김가윤

 


수정 2024-06-28 09:40

 

 

등록 2024-06-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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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앞에 붙어있는 인력업체 광고. 김채운 기자.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앞에 붙어있는 인력업체 광고. 김채운 기자.

 

 


“이국땅에 돈 벌러 나왔다가 이게 뭐예요?” “다 우리 동네 사람일 텐데…”

이주 노동자 18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리튬전지 폭발 참사가 벌어진 지 이틀이 지난 26일 저녁. 경기 시흥시 정왕동 우체국 앞 사거리에 줄지어 선 인력 업체의 승합차에서 내린 이들이 저마다 안타까움을 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들은 안산과 시흥, 그리고 화성에 있는 산업단지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중국 동포 노동자다. 시흥 정왕동은 참사가 발생한 화성 전곡해양일반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 동포 밀집 지역으로 인구 12만여명 중 4만 명가량이 중국에서 왔다. 참사 사망자 중 중국 국적인 17명 대부분도 이 동네에서 인력업체 승합차를 타고 출퇴근했던 걸로 알려졌다. 참사가 발생한 이틀 전 아침, 퇴근을 의심하지 않으며 이곳에서 함께 일터로 향했던 셈이다.



중국 출신 노동자들은 함께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을 자신의 상황과 견주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쏟아냈다. 화성의 한 공단 전자제품 제조업체에서 사출(제품 검사) 업무를 하는 옌볜(연변) 출신 중국 동포 이송희(49)씨는 “젊은 애들이 죽었다는 소식 듣고 얼마나 안타깝던지. 이국땅에 돈 벌러 나왔다가 이게 뭐예요? 솔직히 안 좋은 말로 개죽음당한 거잖아요”라며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어 “나도 조심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이게 (노동자가) 조심해서 될 일이 아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안산시 시화공단 마스크 공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중국 동포 소영춘(37)씨는 “다 우리 동네에서 일하러 가는 분들일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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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왕동에서 만난 중국 동포들의 고용 형태 또한 대개 ‘아리셀-메이셀’로 이어지는 사실상 불법적인 인력 파견 구조와 매우 유사했다. 제조업 생산공정에서 파견은 불법이지만, 아리셀 노동자 대부분은 스스로 ‘인력만 파견했을 뿐 노동자를 관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메이셀에 고용된 노동자였다. 불법파견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소씨는 “저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여기 동포들은 (인력사무소 통해) 파견을 간다”고 말했다. 안산시 반월공단 인쇄회로기판(PCB) 공장에서 일하는 전미화(38)씨도 “인력(사무소) 통해 오는 일용직이 많다. 제조업에서도 일하고 정규직과 업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정왕동에서 인력파견업체를 10년 넘게 운영한 한용택 전국동포총연합회 부회장은 “아웃소싱(파견업체)이 사람 파견하고, 봉급 주고, 관리비까지 받는다. 아웃소싱이 차로 아침에 딱 데려다주면 그때부터 본사가 일을 지시하는 방식”이라며 “웬만한 업체들이 다 그런다. 거의 다 불법이라고 보면 된다”고 공단 지역 고용 관행을 설명했다.


27일 오후 안산 원곡동 다문화 공원에 중국동포 단체들을 중심으로 꾸린 ‘안산지역 화성화재 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가 사망자를 기리기 위한 분향소를 세웠다. 김가윤 기자.

 

 


27일 오후 안산 원곡동 다문화 공원에 중국동포 단체들을 중심으로 꾸린 ‘안산지역 화성화재 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가 사망자를 기리기 위한 분향소를 세웠다. 김가윤 기자.

 


27일 오후 정왕동 근처 안산시 원곡동 다문화 공원에는 중국동포 단체들을 중심으로 꾸린 ‘안산지역 화성화재 이주민공동대책위원회’가 사망자를 기리기 위한 분향소를 세웠다. 초창기 이 동네에 중국동포 사회를 만든 나이 지긋한 시민들은 사망자들의 나이를 보며 “23살도 있네.” “나 눈물이 나네.”라고 말을 주고받으며, 내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중국 동포 1세대인 손용웅 한아름경로당 회장은 “가족을 위해서 돈 벌러 나온, 우리 손자 같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지 못한 일로 생명을 잃은 상황이 너무너무 비참하고 눈물겹고 가슴 아프다”며 “명복을 빈다. 목이 메어 말을 더 못하겠다”고 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46763.html

 

‘아리셀 참사’에 이웃 잃은 중국 동포들 “여긴 다 불법”

“이국땅에 돈 벌러 나왔다가 이게 뭐예요?” “다 우리 동네 사람일 텐데…” 이주 노동자 18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리튬전지 폭발 참사가 벌어진 지 이틀이 지난 26일 저녁. 경

www.hani.co.kr

 

 

 

 

석달 전 ‘리튬 화재’ 경고했던 소방당국은 왜 물차를 출동시켰나
사고 위험 인지하고도 시정 조처 않은 ‘총체적 면피행정’
기자이정하
수정 2024-06-28 11:32


27일 오후 부산 사상구 이차전지 제조업체에서 부산소방본부가 주최한 민관합동 소방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성 리튬 배터리공장 화재 참사의 책임은 안전관리에 소홀했던 배터리 회사에만 있지 않았다. 참사가 일어난 배경에는 사전에 작업장 내 위법사항과 사고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시정 조처에 나서지 않은 감독관청의 ‘면피 행정’도 자리잡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건물의 내부 구조가 감독관청에 제출된 도면과 다른데도 이를 인지하지도 못했다.

27일 소방당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화성소방서 남양119안전센터는 지난 3월 이번에 불이 난 아리셀 공장으로 ‘소방활동 자료조사’를 나갔다. 소방활동 자료조사는 소방청 훈령에 따라 화재의 예방과 진압, 인명구조 등 소방활동에 필요한 부분을 미리 점검하고 대응하기 위해 하는 조사다. 남양119안전센터는 이 공장 소방안전관리자와 위험물 안전관리자와 함께 현장을 둘러본 뒤, 아리셀 회사 건물 11개 동 가운데 지난 24일 불이 난 3동을 ‘다수 인명피해 발생우려지역’으로 지목하고 ‘급격한 연소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안전교육을 철저하게 해달라고 구두로 주문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소방활동 자료조사서’는 소방 내부 시스템에도 등록됐다.

하지만, 이 조사서는 정작 불이 났을 때는 무용지물이었다. 금속화재는 물, 폼, 할로겐 약제, 이산화탄소 소화기로는 끄지 못하는 성질을 갖고 있음을 알면서도, 소방당국은 마땅한 진압 장비나 소화재도 없이 출동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 빨리 출동하고도 내부에 있던 리튬 배터리가 ‘자연연소’될 때까지 불길이 주변 건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냉각작업’만 펼쳤다. 뒤늦게 다량의 모래가 화재 현장에 도착했으나, 진화 작업에는 사용되지 못했다. 경기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순수 리튬 원료의 경우 수분과 접촉하면 폭발성을 갖지만, 배터리는 소량이 포함돼 가공된 제품이다. 베터리 완성품이 이미 모두 폭발 이후에는 공장화재로 이어져 물로 진압해야 한다”고 했다.

25일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직원들이 기자회견을 하며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이 난 3동의 경우 설계 도면과 실제 내부구조가 회사 쪽의 임의 변경으로 달라져 있었지만, 소방활동 기초조사 보고서에는 이런 사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은 화재 뒤 내부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인하기 전까지 불이 난 3동 2층의 가벽 설치 상태가 애초 신고된 평면도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지난 24일 2층 평면도와 주검 발견 위치 등을 처음 공개할 당시에도 실제 내부 구조와 다른 건축 허가 당시의 도면을 활용했다.

지난 24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의 아리셀 공장. 연합뉴스

 


불이 난 아리셀 공장은 소방시설법 상 안전관리대상 2급 위험시설로 분류돼 내부 소방시설을 ‘자체 점검’해 왔다. 하지만 소방당국이 2년에 1회 이상 하도록 규정한 소방활동 자료조사에는 업체의 ‘자체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없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 진화 작업을 효과적으로 펼치기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시행한 조사임에도 그 결과를 내부에서 공유하거나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업체의 위험 관리가 취약했던 것 못잖게 예방·점검·진압 등 소방활동 과정 전반이 총체적 부실덩어리였던 셈이다.


소방당국은 ‘관련 규정 미흡’을 탓한다. 화성소방서 관계자는 “소방활동 자료조사는 그 목적 자체가 소방활동에 필요한 자료를 파악하는 것으로, 처벌하거나 시정 조처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또 리튬전지 완제품의 경우 위험물로 분류해 관리할 수 있는 규정 자체가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14676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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