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철학사_정치이론/Hegel

헤겔 이념의 뜻, 정치 정당의 이념, 가치, 정책, 실천. 공간과 정치적 실천의 중요성

원시 2025. 12. 19. 12:12

2009.02.19 08:20
Re: 김수환 전 추기경에 대한 추모는 하되, 추앙 각도는 자율에 맡겨야
원시

쇠밥님/ 이념이라는 말이 나와서 잠시 써요.

진보신당의 경우는, 이념에 대한 내실있는 토론이 빈곤해서 문제지, 많아서 문제는 아닙니다.

또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무슨 제대로된 초딩이 중딩이 좌파 이런 거 말고, 용산구청 재개발에 대한 정치적 이념, 정책, 정치적 실천, 이런 게 있었나요? 이념은 구체적인 구청 행정 정책과 떨어진 게 아니니까요. 

물론 태권도 이제 막 배워서, 노란 띠, 파란 띠 승급 시험 보고 나서, 길거리 가로수 발로 차고,뒷차기 하는 그런 사회주의자들, 무슨 무슨 주의자들, 사회민주주의자들, 페니미스트, 초월적 민족주의자들, 자랑스런 자유 프로그레시브 주창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보신당 내부에는 일관된 이념으로부터 정치철학, 정책, 정책의 정치화 능력을 지닌 정파나, 그런 개인은 없거나 부재한 게 현실입니다. 

쇠밥님이나 당게시판에서 얼치기 노란띠 사회주의자들 비판하고 경계하는 것은 이해는 가나, 한국사회 정치판도나 역학관계를 고려하면, 무슨 걱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10년 후면 그런 입장이나 연구자들은 다 도태될 확률도 많습니다. 

이념은 한국에서는 보통 반공이념, 주체사상파 이념, 그리고 "나도 사회주의자다" 이념, 노무현 풍선 불고 만세불렀던 리버벌 프로그레시브 등이 이념이라는 부류에 속할까 말까 하겠습니다. 갖춘 마디는 아니고, 음악에서 못갖춘 마디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아요. 

이념에 대한 말, 단어 자체에 대해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국 범좌파 정당이, 언제부터 이념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가치 (value)라는 용어를 빌어와서, 평등, 생태, 평화, 연대, 자유 등을 썼는지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빈곤하기 짝이 없는 포스트-콜로니얼 시대의 교통사고죠. (탈출도 아닌 철도 궤도 이탈에 더 가까운) 

이념에 대해서 한가지 개념 정의 사례를 적어봅니다.  

이념 (Idee)이 뭐냐고 묻는 말에 헤에겔은, 베를린 대학 총장 취임연설에서, 학생들에게 말합니다. 내가 말하는 이념은 둥글다 (rund). 지구처럼. 새로운 독일제국을 건설하는데 베를린 대학 학생들이여, 자유정신과 이성의 세계에서 놀지어다. (막걸리나 포도주나 먹고) 감성과 감각의 세계에만 노닐지 말지어다.

 

 헤에겔은 프랑스 혁명에 환호하고, 로베스피에르 공포정치의 실패와 권총자살, 나폴레옹 집권과 팽창주의를 목도하면서, 신 독일(프로이센 입헌 군주 공화국)을 건설하는데, 젊은 청춘들의 역할을 강조하게 됩니다. 

 

이념이란, 신 독일을 건설하는데 필요한 독일 민족정신 Volksgeist 를 의미합니다. 물론 헤에겔에게서 이념이란 자유정신, 자유개념을 의미하지만, 구체적인 정치 맥락에서는 독일 민족정신을 드러낸 독일 입헌군주제 헌법을 의미합니다.

헤에겔이 그 정치적 실현주체로서 "큰 사람 Der Grosser Mann", 즉 독일 민족정신의 리더(*나중에 독일 나찌 히틀러 총통 Fuehrer로 해석되는 출발이 됨)로서 당시 프리드리히 대제임을 명료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이 독일 민족정신의 구현체로서 독일 법, 그 제정자와 집행자가 입헌군주가 되고, 그 구체적인 정치 주체가 바로 "일요일에는 철학을 하는 (교회만 다니는 게 아니라)" 중간 교양 계급 계층인 공무원들이라고 주장합니다. 그 공무원들과 중간 계층 교양인들이 누구냐? 당시 베를린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인 것입니다.

이념을 이야기할 때, 헤에겔 (Hegel)은 늘 변화하는 것이다, 고정된 끝이 아니라, 지구처럼 도는 것이고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라고 하고, 그것을 파악가능하는 게 "일요일에는 철학 좀 하는" 지성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념은 사람마다 다르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그 기원은 국가의 지표설정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지금 진보신당에서 한국 사회를 이끌고 나가고, 비젼을 제시할 이념 논쟁이 활발합니까? 개발에 땀띠내면서, 뉴라이트가 이념 교과서를 열심히 만들어내고 있지 않나요? 조, 중, 동이 이승만 어버이 대통령을 새로운 이념의 아부지로 떠받들고 있는 게 현실 아닌가요?

진보신당에는 많이 없는 것 같지만, 무슨 중딩 좌파도 아니고,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맑스주의 이론 Marxist Theory" 수입하거나, 그를 초대해서 권위나 세우는 게, 이념 연구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아직도 무슨 프랑스나 독일에서 대단한 좌파 이론이나 나올 것처럼 검증도 되지 않거나, 한국보다 실천운동이 덜 발달하거나 다른 맥락에 있는 정치적 공간이나 주체들을 무슨 이념처럼 소개하는 게 이념 연구가 아닙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처럼 한국과는 상당히 다른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정책을 한국에 도입해야 할 정책노선이나 이념처럼 이야기하는 담대한 무식함도 제대로된 이념 연구는 아닙니다.

그리고 내가 무슨 좌파다, 사회주의자다.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 정치적 함의가 뭐냐? 그것을 설명하고 유의미한 정치적 활동을 하는 집단들도 많지 않는 게 현실 아닌가요? 

 

개념정의는, 현실에서, 예를들어서, 용산구청장 박씨를 능가해서,좌파가 구청정치를 했을 때, 그 알맹이가 비로서 현실화되고 채워지는 것이니까요. 내가 무슨 주의자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정치적 실천문제는 다른 것이니까요.
 
그렇다고해서, "내가 무슨 무슨 정치적 이상, 지향, 이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멈출 것인가? 아니 이념은 지구처럼 둥글고 늘 변화되는 것인데, 계속해서 그 이념을 찾고 계발하고 그래야죠. 가깝게는 진보신당에서 내건 복수의 정치적 가치들 (평등, 생태, 평화, 연대 등등)도 궁극적으로는 이념들을 향한 정치적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념은, 기독교처럼 메시아, 혹은 아포클립스 이런 고정된 점이나 파국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념은 인간 정신의 발현, 다시 말해서 특수한 장소와 공간, 시간에 제약을 받는 인간들의 실천에 따라서 그 내용들이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 내용은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가? 헤에겔이 말한대로, 철학이 그 이념 개념 파악을 하는 것이고, 미네르바 (부엉이)가 다 잠든 사이 새벽이나 황혼에 외로이 나르면서 뒤를 돌아보면서 노트하고 정리하는 것입니다. 

노자가 좋은 말 했잖아요?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 (원리, 우주의 원천 근원, 서양말로 로고스, 명제 이런 뜻임) 어떤 도가 고정되게 있다라고 말하면, 그 도는 항상 도가 아니다. 이름 (개념, 뜻, 주체의 개념적 파악,인식)을 우리가 이름이라고 부르면, 그 이름은 항상 이름이 아니다.) 

이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늘 변화되고 역동적이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념이 둥글다 (rund) 이렇게 말한 헤에겔의 취지는, 이념이란 파편적이거나, 초딩이 중딩이 좌파, 리버벌 프레그레시브, 사회민주주의자, 무슨 주체사상파들처럼 파편적 쪼가리를 들고, "전체 진리"를 인식했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꼬장 꼬장 꼰대스런" 발언입니다.

[바램] 진보정당 사람들이나 당원들이 이념에 대한 줄기찬 공부, 그리고 현실에서 하루 속히 구청장 되시어, 정치적 이념을 정책과 정치적 행위 속에 녹일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을 기르기 바랍니다. 그래야 그 이념이 미네르바 운동을 할 것 아닙니까? 뒤돌아 봐서 후손들에게 뭐라도 남길 수 있는 미네르바 자취라도 흔적이라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념도 다 내용적으로 변화되는 계기를 가질 수 있고요.

자기 동네 정치적 공간 연구했으면 합니다.

얼마전에 당 게시판에, 관악구에서 홍은광씨가 어린이 교통사고 (어린이 공간 연구) 했던데, 최근 당게에서 본 것 중에서 가장 잘 한 정치 사업입니다. 어린이에 대한 이념(Ideal, Idee)을 많이 생각하고 역사적으로 통시적으로 연구하고 궁구하다면, 구청장도 되고 그러는 것입니다.

(* 다음에 언급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한국 진보정당에서 취할 수 있는 정책은 사민주의 정책 범위에서 운동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홍은광씨처럼 당의 이념 푯대를 사회민주주의로 가자라고 주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이지, 이념은 더 상위의 것이고 조금 더 추상화된 것일 수 있습니다. )

 

원시 1.00.00 00:00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애도 추모는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추앙하느냐 마느냐는 자율에 맡겼으면 해요. 인간적인 도의나 애정, 그리고 망자에 대한 도리, 그 도의, 양의 문제도 눈금자로 측정해서, 45도 각도로 절해라, 90도로 절해라, 2배, 3배를 올려라는 식으로 말할 필요없습니다. 쇠밥님이 살아온 인생이 어떠한 희로애락으로 가득차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쇠밥님 인생과 김수환 추기경 인생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 댓글을 수정 삭제  댓글
아나키 똘중 1.00.00 00:00
오랜만에 좋은 글 읽엇습니다.
이 댓글을  댓글
아나키 똘중 1.00.00 00:00
또한, 이념은 철학에 대한 실천의 의지이자 상상력의 발현이기도 합니다.

 


이 댓글을  댓글
원시 1.00.00 00:00


아나키 똘중/

 

1. 그리고, 이념은 사람마다 다르게 쓰지만, 위에서 말한 헤에겔의 이념 정의는 "철학에 대한 실천적 의지"와는 무관합니다. 헤에겔에게서 이념은 우리 인간이 현실화시켜야 할 어떤 이상이 아니라, 헤에겔이 말한 이념은 현실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헤에겔이 "이성적인 것이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이 이성적이다" 이런 알듯 모를듯 (정치적 좌파로도 우파로도 해석가능한) 말을 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상을 현실에서 현실화하다. 이런 맥락은 헤에겔이 아니라, 칸트의 정언 명령 (절대적 도덕 명령)에 따르는 것에 가깝습니다.

 

2. (생각하는 사유하는 나) 실천의지의 문제는, 헤에겔의 경우는, 자유 의지 (Wille)라는 말을 따로 씁니다.

 

세가지 의지로 구분합니다. 1) 욕구 욕망 감각과 분리된 추상적인 보편의지,

 

2) 욕구 욕망 사적소유와 관련된 나의 특수 의지,

 

3) 자유 그 자체를 지향하는 개인적인 의지. 실은 이런 개념장치는, 다 칸트의 도덕이론의 추상성에 대한 비판으로 탄생한 것인데요.

 

칸트는 "변덕"이라는 뜻에 가까운 Willkuer 라는 단어를 씁니다. 동물적인 것과 자유로운 변덕/이렇게 둘로 나눕니다.

 

특히 후자는 굳이 감각/욕구와 결합된 변덕일 필요는 없고, 비감각적인 성질의 Willkuer 일수도 있습니다.

 

당장 욕구 감각 욕망에 따르지 않고, 중장기적인 이해를 추구하거나, 그 욕구들의 순서를 정할 수도 있는 능력이 바로 "자유로운 Willkuer"입니다.

 

헤에겔에게서는 의지 (Wille)는 그 자체로 합리적인 것이고, 개인과 공동체 사회를 이어주는 교량역할을 하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의지 개념은 법(민족정신, 윤리적 공동체의 정신의 발현체로서 법)을 뜻하지만.

 

성적 욕구는 결혼이라는 법/제도를 통해서 (나의 의지)가 현실에서 합리성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헤에겔은 칸트처럼 도덕명령을 준수하는 것을 강조하는 노선을 채택하는 게 아니라, 내 의지 자체가 합리적이고 그런 의지는 공동체의 윤리를 통해서 비로서 "욕구, 성적 욕구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법과 제도로 드러난다는 것, 그런 노선을 채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인의 의지와 그 의지의 자유는 국가(헤에겔에게는 가장 최고의 윤리적 공동체임) 속에서 합리적으로 발현되고, 이 발현이라 함은 그 개인들이 국가 내부에서 각자의 맡은 의무와 권리를 잘 이행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시민으로서 정치적 동물"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3. 헤에겔에게서 이념은 상상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영혼, 정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