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과 SK 최태원 이혼 재판. SK최종현이 노태우에게 준 300억원 뇌물의 성격
세기의 이혼' 최태원·노소영
"노태우 300억 뇌물, 법 보호 영역 아냐" 승패 가른 결정적 한 줄
김현우 기자 입력 2025.10.16 20:00 2면 3 2
[최태원 · 노소영 이혼소송 파기환송]
노소영 재산분할액 대폭 축소 전망
항소심 "300억 노소영 기여분 인정"
대법 "불법성 재산, 보호 가치 없어"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전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조3,800억 원대 재산 분할이 걸려 '세기의 이혼소송'으로 불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법정 다툼에서 승패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 원'에 대한 판단이었다.
1심이 인정한 재산분할 금액 665억 원이 2심에서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노태우의 금전 지원'을 '최 회장 재산 형성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로 규정한 판단이 자리했다. 그러나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이를 "법적 보호가치가 없는 행위"라고 못 박았다. 최대 쟁점인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에 대해 대법원이 "이혼 재산 분할에서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는 선을 그으면서 파기환송심에서는 재산분할액이 크게 줄 전망이다.
2심 "당시 기준으로 형사처벌 대상 아냐"
노 관장은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23년 6월, 모친 김옥숙 여사가 남긴 '비자금 메모'를 법원에 제출했다. 메모에는 노 전 대통령의 동생인 노재우씨를 비롯한 여러 이름 옆에 2억~300억 원의 금액이 기록됐다. SK의 전신인 선경의 이름 옆에는 '300억 원'이 적혔다.
김 여사가 보관한 봉투에는 '채권 500억 - 쌍용, 선경’이라는 문구와 함께 '선경 300', '쌍용 200'이라고 쓴 소봉투 두 개가 들어 있었다. 노 관장 측은 이 문서가 노 전 대통령이 1991 년 고 최종현 선경그룹 회장(최태원 회장의 부친)에게 금전 지원을 한 뒤 받은 증빙자료라고 주장했다.
이 기록은 앞서 노 전 대통령이 재직 기간 동안 기업인들에게 2,708억9,600만 원을 받은 뇌물 혐의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9,600만 원을 선고받을 당시에도 공개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뒤늦게 공개한 까닭에 대해 노 관장 측은 "대내외 억측과 불필요한 논란을 우려해 가족만 알고 있었다"고 했다.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는 이를 토대로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이 SK그룹 측에 유입돼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됐다고 봤다. 최 회장 측은 선대 회장이나 계열사 자금을 활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증거가 부족했다고 봤다. 1991년 당시 태평양증권 등을 인수할 즈음 선대 회장 명의의 계좌에서 현금 대신 자기앞수표, 당좌, 약속어음 등이 대규모로 입출금된 내역이 근거가 됐다.
당시 최 회장 측은 비자금의 기여도를 인정하면 범죄 수익을 합법화하는 셈이라는 주장을 폈지만 법원은 "1991년 당시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시행되기 전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아 불법원인급여는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대법 "뇌물, 보호 대상 아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해 3월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을 마치고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공동취재). 오른쪽은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은 불법 자금으로 처음부터 법의 보호영역 밖이라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날 "이 돈의 출처는 노 전 대통령이 재직 시 수령한 뇌물로 보이는데 이를 함구해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해당 자금 상당액도 추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령 당시 이를 직접 금지한 규범이 없더라도 내용이나 성격, 목적이나 연유 등에 비추어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고 그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여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특히 민법 제746조가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때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한 입법 취지는 이혼 재산 분할 청구에서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법원은 "(노 관장 측이) 노 전 대통령 돈의 반환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재산분할에서 기여를 주장한다고 해도 불법성은 절연될 수 없다"며 "법적 보호가치가 없는 이상 기여를 참작해선 안 된다"고 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의 의미에 대해 "사회적 타당성이 없는 행위를 한 사람을 법적으로 보호하지 않는다는 민법 제746조의 취지를 재확인한 것이 이번 판결의 의의"라고 밝혔다. 비자금이 재산분할 근거에서 배제되면서 파기환송심에서는 SK 주식 가치 상승에 노 관장의 다른 기여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 심리하는 가운데, 분할액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1616350001526
최·노 이혼 소송' 파기에… 박주민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 환수해야"
박소영 기자 입력 2025.10.16 18:25
<최태원·노소영 '재산 분할', 대법 파기 환송>
대법 "노태우 뇌물, 딸의 '재산 형성' 기여 아냐"
朴 "국민 눈물 위에 쌓인 '권력형 재산', 국고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16일 뒤집히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300억 원은 국고로 반드시 환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3,800억여 원을 지급하라”는 2심 판결의 핵심 근거인 ‘부부 재산 형성 과정에서 노 관장의 300억 원 기여’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이를 ‘불법 재산’으로 규정한 게 대법원 판단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가 이 소송에서 주목하고 기억해야 할 것은 SK 경영 문제니, 세기의 이혼이니, 이런 게 아니라 노태우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300억 원”이라고 적었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두 사람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사실상 노 관장 손을 들어 준 ‘1조3,808억여 원 재산 분할’ 결론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노태우가 뇌물로 받은 비자금은 불법 취득한 돈이므로 재산 분할의 근거로 삼아선 안 된다’는 취지였다.
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1991년 최 회장 부친인 최종현 전 SK 회장에게 전달한 자신의 비자금 300억 원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도 인용했다. 이날 대법원 판결문에는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재직 시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 “그 돈을 사돈 혹은 자녀 부부에게 지원하고 함구함으로써 국가의 자금 추적 및 추징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하다” 등이 적시됐다. 박 의원은 이를 거론한 뒤, “이 돈은 국민의 땀과 눈물 위에 쌓인 ‘권력형 재산’”이라며 “국고로 반드시 환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조계에선 ‘300억 원 국고 환수’가 현실적으로 쉽진 않다는 게 중론이다. 노 전 대통령 사망 후 공소권이 사라졌고, 범죄수익은닉 관련 법률 또한 2001년에야 제정돼 소급 적용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헌정질서 파괴 범죄자’가 사망해 공소제기가 어려운 경우에도 범죄 수익을 모두 몰수하고 추징하자는 내용의 법안(전두환·노태우 비자금 몰수법)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7월 인사청문회에서 ‘비자금 국고 환수’ 관련 질의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도 이날 SNS에 “대법원 판단은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몰수법’의 정당성을 입증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가 응답해야 한다. 조속히 심의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지난 6월 불법 비자금 환수를 위해 ‘형법상 독립몰수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최·노 이혼 소송' 파기에… 박주민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 환수해야" | 한국일보
노태우 일가의 부정축재 300억 원, 대법원 판결로 재산 분할 근거 부정되어 국고 환수 필요성이 대두됐다. 국회에서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몰수법 논의가 진행 중이다.
www.hankookilbo.com
최태원, '1조3800억 재산분할' 뒤집기 성공... "불법 비자금, 노소영 기여 아냐"
최다원 기자 입력 2025.10.16 15:20 수정 2025.10.17 01:20 1면 14 1
대법,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파기환송
①SK 주식 포함 분할 비율 다시 따져야
②이미 증여 주식도 분할 대상에서 제외
③'역대 최대' 위자료 20억 원은 확정돼
최태원(왼쪽 사진)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해 4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역대 최대 규모 재산 분할로 법조계와 재계의 이목이 쏠렸던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대법원은 1년 5개월간 심리 끝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을 부부 재산 형성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항소심의 위자료 20억 원 지급 명령에 대한 최 회장의 상고는 기각됐고, 이혼 청구 부분도 사실상 확정됐다.
상고심 쟁점은 크게 세 갈래였다. ①분할 대상이 되는 부부 공동재산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노 관장은 "혼인기간 30년 동안 유·무형의 기여를 해왔다"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절반을 요구했다. 최 회장에게 반소를 청구한 2019년 기준 약 1조3,5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최 회장은 그러나 "주식은 부친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물려받은 특유재산"이라며 노 관장이 SK그룹 주식 형성과 가치 상승에 도움을 준 게 없다고 맞섰다. 특유재산은 결혼 전부터 부부 일방이 가진 고유재산이나 상속·증여 등으로 취득한 재산으로, 이혼 시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1심은 최 회장 손을 들어줬다. 그가 선대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2억8,000만 원으로 1994년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이 현재 보유한 SK그룹 주식의 근간이라고 봤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1심은 일부 계열사 주식, 현금 등만 분할 대상으로 인정하고 최 회장에게 665억 원 지급을 명령했다.
반면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는 애초 SK그룹이 사돈인 노 전 대통령 덕에 몸집을 불릴 수 있었다며 판단을 달리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선경그룹의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에 쓰였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여 노 관장 몫 재산을 1조3,808억여 원으로 대폭 늘렸다.
최 회장 측은 즉각 상고하고 대법원에 최종현 전 회장의 생존 육성이 담긴 녹음파일까지 제출하며 뒤집기에 전념했다. 300억 원을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에 더해, 설령 300억 원이 SK그룹에 전달됐더라도 불법일 수 있는 돈을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도 폈다.
대법원은 최 회장 측 상고에 일리가 있다고 봤다. 불법적으로 쌓은 재산을 타인에게 준 경우엔 관련 이익의 반환을 요구하지 못한다는 민법 논리를 적용했다. 비자금 300억 원 지원을 사실로 인정해도, 국가의 추징을 방해한 노 관장에게 유리한 기여분으로 참작할 수 없단 것이다.
그래픽=신동준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신동준 기자
②최 회장이 2012~2018년 친인척 등에게 증여한 주식 등 약 1조1,116억 원어치를 재산분할 대상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도 판단이 갈렸다. 판례상 재산분할액은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따지지만, 이전에 부부 공동생활을 위한 게 아니고 소비·은닉한 재산도 ‘있는 재산’으로 추정 계산한다.
앞서 항소심은 최 회장의 주식 무상증여 등이 "노 관장의 동의 없이 최 회장이 친족들에 대한 보답이나 보상 등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즉 최 회장이 실제 갖고 있지 않은 1조1,116억 원까지 최 회장 재산에 편입시켜 재산분할 규모를 모두 4조 원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과거 최 회장의 행위는 부부 공동재산의 유지 또는 가치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1조1,116억 원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무상증여 등 덕분에 최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원만히 승계할 수 있었고, 부부 재산 증식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본 것이다.
③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위자료 청구는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은 통상의 관례에 따라 노 관장의 청구액 3억 원 중 1억 원을 인용했다. 항소심은 반면 "재산 상태와 경제 규모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며 노 관장이 증액 청구한 30억 원 중 20억 원을 인용했다.
범죄 사망 피해가 아닌 이혼과 관련한 정신적 손해배상에서 1억 원이 넘는 위자료가 인정된 것을 두고 법조계는 술렁였다. '재벌의 정신적 고통은 더 큰 것이냐'는 논란도 일었으나, 별도 소송에서 패소한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20억 원을 지급하며 사실상 확정됐다.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 대리인인 민철기(왼쪽)·이재근 변호사가 판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 대리인인 민철기(왼쪽)·이재근 변호사가 판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회장 측은 이날 소송 결과에 반색했다. 이재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SK그룹이 노태우 정권의 불법 비자금이나 지원을 통해 성장했다는 (항소심 판단) 부분에 대해 대법원이 명확하게 '부부 공동재산의 기여 인정'은 잘못이라고 선언했단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각의 억측이나 오해가 해소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노 관장 측 대리인들은 대법원에 출석하지 않았고,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이날 판결로 2017년 7월 본격화한 '세기의 이혼소송'은 한 번 더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1988년 노 관장과 결혼한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 및 동거녀의 존재를 언론을 통해 드러내며 이혼을 예고했다. 노 관장은 이에 "가정을 지키겠다"며 합의를 거절했으나, 2019년 12월 맞소송을 냈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01614420005156?type=AB1&rPrev=undefined
최태원, '1조3800억 재산분할' 뒤집기 성공... "불법 비자금, 노소영 기여 아냐" | 한국일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역대 최대 이혼소송에서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 비자금 300억 원을 부부재산 기여로 인정하지 않고, 재산분할액을 대폭 축소했다.
www.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