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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노동

태안 화력발전소 김용균 사망 원인, 원청 (한국서부발전), 하청(한국발전기술)

by 원시 2018. 12. 15.

일터에서 노동자의 자유, 노동권에 대해서


26년차 정규직 노동자 증언에 따르면, 컨베이어 벨트 위에 쌓인 석탄을 처리는 원래 '정규직' 업무였다고 한다. 그런데 왜 비정규직 김용균씨가 가동중인 컨베이어 벨트 위에 쌓인 고착탄 간섭탄을 처리해야 했는가?  

 

김용균은 연료운영팀 소속이었고, 맡은 일은 석탄 운반 과정 중 기계에서 떨어지는 석탄을 치우는 '낙탄' 작업이었다. 낙탄을 처리하지 않으면 컨베이어 벨트가 오작동하거나 자연발화 가능성이 있다. 낙탄 제거를 위해서는 600미터 컨베이어 벨트 밑에 나 있는 수십개의 구멍에 작업자가 직접 들어가서 고착탄 간섭탄을 제거해야 한다. 

 

사고 당일 아침 고 김용균씨가 이 컨베이어 벨트에서 발생하는 이상 소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기계 틈 사이로 몸을 넣었다. 그 공간은 어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그 좁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가 기계 (롤러)에 몸이 빨려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고 김용균씨 참사 원인에 대해서 원청 설명은 이렇다.

 

원청 태안화력발전소 측 설명에 따르면 김용균씨가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것이다. "설비 정비시 컨베이어벨트 가동은 중단해왔다. 김용균씨의 작업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며 자살행위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원청은 하청에 작업지시를 내릴 권한이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이러한 태안화력발전소 해명과 반대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노동자들은 롤러가 잘 작동하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는 기계 마찰음을 들을 수 있는 위치까지 노동자가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몸을 넣어서 컨베이어 벨트에 가까이 가야 한다고 증언했다.


김용균씨를 비롯해서 하청업체 '한국발전 기술' 노동자들이 받은 '작업 지시'는 "(컨베이어 벨트) 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착탄, 간섭탄을 처리하라'였다.

 

mbc 조명아 기자 보도에 따르면 몇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된다.

 

 

(1) 태안화력발전소, 한국서부발전 (원청)는 작업 원칙을 되풀이했다. 따라서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하청이 현장 운용을 잘못했다고 주장한다. 

(2) 하청 한국발전기술 (하청) 책임자는 아직까지 발언이 없다.

(3) 김용균씨가 소속된 한국발전기술 회사 노동자들의 증언은, 컨베이어 벨트 가동을 멈추지 말고 작업을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서울신문 보도: 용역업체 운영실장 지시서인 ‘CV-08H 벨트 손상에 따른 복구지연 관련 특별지시 사항

 

“고착탄에 의한 (컨베이어 벨트) 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착탄 발생 부위를 특별 관리하고 간섭탄은 즉시 처리 바란다”

 

보통 노동자들은 회사 간부의 작업장 지시에 따라 움직이지, 명령없이 자기 맘대로 위험한 기계에 접근하지는 않는다. 위험한 기계 문제가 아니라 고가의 기계와 설비에 함부로 노동자들이 작업지시나 매뉴얼에 따르지 않고 자의적으로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망 책임은 원청인 태안화력발전소와 하청 한국발전기술 양측에 있다. 설령 하청 한국발전기술이 원청 태안화력발전소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도, 관리 감독 태만과 소홀로 책임을 져야한다. 책임을 진들 돌아오지 않는 이 무고한 생명보다 더 중요하겠는가? 

 

김용균씨의 사망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일터 안전과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률이 만들어져야 한다. 자본과 경영측의 '도급 계약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이번에는 '도급 금지법'을 통과시키는데 협력해야 한다.

 

2018년 12월 10일 김용균 사망 이후, 관련 글

 


고 김용균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일터에서 노동자 대표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https://bit.ly/2KerLpn



1년에 2118명이 일터에서 죽는데, 새누리당(자유한국당)과 경영계 반대로 법률 무산

https://bit.ly/3m84XF2

 


노-노 갈등을 재생산하는 발전 5개사, 김용균 하청 노동자는 죽고, 원청 노동자는 무재해 포상금 받고, 원청은 영업이익 잔치하다.

https://bit.ly/3oZ9747

 

 

고 김용균 어머니가 그 동료들에게 한 말 "여기에서 나가라"

https://bit.ly/37dh1R5

 


고 김용균 노예 근로계약서 실상, 원청이 하청업체 노동자 해고 가능

https://bit.ly/3gGVN10



사고현장 무서워서 가기 싫다는 고 김용균씨 동료들 이야기를 들으며

https://bit.ly/3m9iGLH

 


김용균법이 남긴 과제: 일터 산업재해 사망에 대한 평균 벌금액이 432만원 - 노동권도 인권도 없다.

https://bit.ly/2Wd71ko

 


지난 10년간 12명 사망 태안 한국서부발전소, 사망 신고 누락

https://bit.ly/37dbrON

 

 

 

 

 

 

 

한겨레 신문 보도:

 

포토] “우리 아들은 잘못됐지만 너희는 안전하게…”

 

등록 :2018-12-14 12:00-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13일 현장조사 뒤 사진 공개

컨베이어 벨트 살피려면 계단 기어가야 하고

양손 자유로운 헤드랜턴 대신 손전등 사용해야

 

 

현장조사 중 한 노동자가 탄을 치우기 위해 좁은 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는 “반대편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규격에 맞지 않는 계단을 기어 다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컨베이어 벨트 곳곳을 확인하기에는 실내 밝기도 어둡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제공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가 일어난 현장을 찾은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는 아들 또래의 김씨 동료를 끌어안고 “우리 아들은 잘못됐지만 너희는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며 오열했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13일 오후 유가족과 노동조합이 고용노동부 관계자, 안전보건공단,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관계자들과 함께 사고 현장을 조사했다며 현장 사진들을 공개했다. 

 

반대편 컨베이어 벨트를 살펴보기 위해 기어가야 하는 계단과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없어도 헤드랜턴 대신 쓸 수밖에 없는 손전등 등 사진 속에는 현장의 위험 요소가 상징적으로 담겨 있다. 대책위가 공개한 사진들을 모아본다.

 

 

 

운전 중 생기는 낙탄을 정리하기 위해 현장 곳곳에 놓인 삽.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제공

 

 

 

 

 

고인이 마지막으로 작업하던 9·10호기 들머리에 출입금지 테이프가 처져 있다. 출입문 오른쪽의 흰색 A4 종이는 고용노동부가 사고 당일 팩스로 보내온 작업중지 명령서이고 왼쪽의 노란 스티커는 13일 면담 뒤 붙여진 작업중지 명령서이다.

 

 대책위는 13일 고용노동부 보령지청 쪽과 한 면담 뒤 “사망재해 발생 장소(9·10호기)에 대한 부분 작업중지를 전면 작업중지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제공

 

 

 

운전원 대기실에 있던 손전등과 고인의 마지막 사진이 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하는 인증사진에 쓰인 손팻말. 

 

두 손을 자유로이 쓸 수 있는 헤드랜턴에 비해 손전등 사용 시 위험도가 높아지지만 고인이 사고 당시 회사가 지급하는 헤드랜턴 없이 일한 사실도 알려졌다.

 

 

 

 11일 새벽 발견된 고 김용균씨 곁에서는 핸드폰 손전등 기능도 켜진 채 발견되었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제공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가 태안화력 사고현장을 조사하던 13일 아들 또래의 노동자들을 휴게실 앞에서 만나 끌어안고 “우리 아들은 잘못됐지만 너희는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며 오열하고 있다.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제공

 

 

정리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원문보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74435.html#csidx7e1f8addb2c1213b1e13ee54dec4b53

 

 

mbc 8시 뉴스데스크 보도

[ 단독] 초속 5m '휙휙' 도는데…"멈추지 말고 점검하라 했다"

 

조명아 기사입력  최종수정 2018-12-14 20:14

 

비정규직 컨베이어벨트 사고 사망

 

 

12-14 21:00● 인기지수: 112

 

◀ 앵커 ▶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 속보입니다. 

 

안쪽에 컨베이어 벨트가 초속 5m의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비좁은 설비, 김 씨가 숨진 이곳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안전 케이스입니다. 

 

 

 

 

발전소 측은 컨베이어 벨트가 가동 중일 때는 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고 하는데 정작 현장 직원들의 말은 달랐는데요. 

 

 

조명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故 김용균 씨가 숨진 컨베이어벨트. 

 

 

초당 5m를 이동할 정도로 빠르고 강력합니다. 

 

 

컨베이어벨트는 안전케이스로 쌓여 있습니다. 

 

 

점검을 위해서는 좁고 어두운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김 씨는 왜 이 위험한 공간으로 들어갔을까. 

 

 

원청업체인 태안화력발전소 측은 설비를 정비할 때는 항상 컨베이어벨트 가동을 중단해왔다며 김 씨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태안화력발전소 관계자] 

 

 

 

"설비가 가동 중일 때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 자살행위죠. 기계의 힘이라는 게 저희가 예측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힘이잖아요." 

 

 

하지만 김씨가 속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은 작업자들에게 전혀 다른 지시를 했습니다. 

 

 

 

 

 

MBC가 입수한 운영실장지시서에는 "컨베이어 정지가 발생되지 않도록" 작업하라고 나와있습니다. 

 

 

김씨의 현장 동료들도 정비할 때 설비 가동을 중단한다는 발전소측의 해명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입니다. 

 

 

롤러가 잘 돌아가는지 점검하려면 기계 마찰음을 들어야 하기 때문에 점검창으로 몸을 넣어 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에 매우 가까이 가야 했다는 겁니다. 

 

 

 

 

 

 

[故 김용균 씨 동료] 

 

 

 

 

"(발전소 측이)헛소리한거죠. 왜 넣는지 모르겠다? 그 구조가 그렇게 생겨서 집어넣은건데, 그러면 마찰음은 어떻게 들어요?" 

 

 

심지어 점검 도중 문제가 발생하면 혼자 휴대전화로 사진까지 찍어 회사 측에 보고 해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숨진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도 각종 설비를 점검한 뒤 보고용으로 찍은 사진이 여러 장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원청인 발전소측이 컨베이어 벨트를 가동하고 작업하는 하청업체의 실태를 전혀 몰랐거나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경찰도 김씨가 컨베이어벨트 롤러를 점검하라는 지시를 받은뒤 관행대로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지 않고 작업을 하다 숨진 것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롤러라든지 그런 걸 점검하려는 와중에서 원인을 알 수 없게 벨트에 말려 들어간 것으로 저희들이 보고 있거든요."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에게 작업지시를 한 선임직원을 소환해 정확한 경위와 발전소측의 안전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기사 2.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입력 : 2018-12-12 18:10 -

 

 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억울한 죽음을 맞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고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거센 바닷바람에 주황색 출입금지 줄이 이따금 펄럭일 뿐 인기척은 없었다. 김씨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 5시간 만에 발견된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외딴섬 같은 곳이었다.

 

 12일 찾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는 전날 사고가 무색할 정도로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비정규직 직원 A(25)씨는 “만약 2명이 함께 근무를 했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해 벨트를 멈추게 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용균이가 살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담당하는 현장과 정원 12명 중 중장비를 다루는 사람을 빼면 겨우 5명이서 컨베이어 점검을 한다”며 “5명이 6㎞에 이르는 긴 라인을 챙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도 “우리는 낮이고 밤이고 둘이 근무한 적이 없다”면서 “컨베이어 벨트에 수북하게 쌓인 석탄가루를 치우는 일(낙탄 처리)을 하는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이후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김씨의 업무는 순찰하면서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라며 “이상이 발견되면 보고를 해야 하고, 낙탄 치우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내려와 석탄을 제거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용역업체가 보낸 지시서에는 탄 처리 업무가 포함돼 있다.

 

 용역업체 운영실장 지시서인 ‘CV-08H 벨트 손상에 따른 복구지연 관련 특별지시 사항’에는 “고착탄에 의한 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착탄 발생 부위를 특별 관리하고 간섭탄은 즉시 처리 바란다”고 쓰여 있다.

 

 정규직 직원들도 “저렇게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26년차 정규직 직원 B씨는 “예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이 9대1 수준이었는데, 분사되고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3D 업종이 모두 외주화가 됐다”면서 “최근 들어온 직원들은 탄 처리가 정규직 업무라는 걸 알지도 못한다”며 씁쓸해했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발전소 외주화로 태안화력발전소의 운전 및 정비는 민간 중소기업이 담당한다.

 

 1~8호기는 한전산업개발, 김씨가 숨진 9, 10호기는 한국발전기술이 맡고 있다. 

 

애초 공기업이었던 한국발전기술은 2014년부터 사모펀드인 칼리스타파워시너지 사모투자 전문회사가 지분 52.4%를 갖고 있다.

 

 발전노조 관계자는 “3년마다 입찰 계약을 하다 보니 임금 인상이 어렵고, 임금을 올리려면 사람을 덜 뽑거나 재도급화를 해야 한다”면서 “도급의 도급화가 위험을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부발전 관계자는 “분쟁이나 소음이 심한 지역은 2인 1조로 운영한다는 규정이 한국발전기술 업무 절차서에 있다”면서 “우리는 위탁을 주기 때문에 직원들을 어떻게 투입하는 것까지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 발전소에서만 모두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2012~2016년 346건의 사고로 전국 발전소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이 중 97%(337건)가 하청 노동자였다. 숨진 40명 중 37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하청 비정규직들이 죽어가는 동안 원청 업체들은 ‘무재해 산재보험금’ 112억원을 감면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태안발전소에 대한 특별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근로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소속 전문가 22명이 투입된다.

 

 

 태안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12-13 1면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81213001005#csidx166c0c53a6bfd759d118d7c57df46a5

 

 

 

김용균씨 사망현장 조사 공개 “3억 때문에… 살인 병기 속에 우리 아들이…”

 

 

 

 

원통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아버지 김해기씨(왼쪽)와 어머니 김미숙씨가 1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사망사고 현장조사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원통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아버지 김해기씨(왼쪽)와 어머니 김미숙씨가 1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사망사고 현장조사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전현진·권순재 기자

 

 

2018.12.14 16:38 입력

 

김용균씨 사망현장 조사 공개

김씨 부모 “열악한 환경에 말문이”

발전소 측 사고 위험성 알았지만

설비 개선 비용 3억원 이유 무시

사고 시각도 늦게 신고 은폐 의혹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사고를 당한 작업 현장에는 늘 죽음의 위협이 도사렸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과 김씨가 소속된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은 사고 위험성을 알고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3억원의 돈이 추가로 든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김씨 동료 ㄱ씨는 전국공공운수노조와 발전비정규연대회의가 1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개최한 ‘사망사고 현장 조사 결과 공개 브리핑’에 나와 사고 현장을 직접 설명했다. 

 

ㄱ씨와 주최 측은 “노동자들이 28차례 작업 현장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지만, 서부발전에서는 ‘이렇게 고치는 데 3억원이 드니 다른 방법으로 고쳐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ㄱ씨는 “낙탄(떨어진 석탄) 때문에 발생하는 분탄(석탄가루)이 쌓이면 기기 회전에 영향을 줘 컨베이어벨트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며 “사고가 난 지점은 분탄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라 기기 개선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낙탄과 분탄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여 위험한 작업·노동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요구였다. 서부발전은 ‘바큠 클리너’라고 불리는 호스 형태의 흡입 기기만 시공했다.

 

 김씨는 비좁은 공간에서 막대한 양의 낙탄과 분탄 제거 작업을 혼자 하다 사고를 당했다. 노동자들이 요구한 기기 개선이 이뤄졌다면 참담한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미다.

 

 

주최 측은 사고 경위와 원인도 설명했다. 

 

김씨는 10일 2인1조로 일해야 하는 작업장에서 휴대폰 조명에 의지해 혼자 일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10일 오후 6시30분쯤부터 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 주위의 낙탄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낙탄 제거 작업은 600m 이상 이어진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벨트 밑으로 나 있는 수십개의 구멍에 들어가야 할 수 있다. 상체를 집어넣어 기기에 이상이 있는지 소리를 듣고 낙탄을 제거해야 한다. 작동 중인 컨베이어벨트에 옷깃이 조금만 끼어도 사고가 생길 수밖에 없다. 동료 ㄱ씨는 이런 위험의 근본 원인을 지적한 것이다.

 

조성애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발전소 측이 경찰 신고 시간 조작 등 사고를 은폐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 정책국장은 “발전소 측은 경찰에 신고한 시간을 11일 오전 3시50분이라고 밝혔는데, 실제 경찰에 신고한 첫 시간은 오전 4시25분이었다”며 “국가시설이라는 이유로 촬영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 부모도 이날 브리핑에 참여해 진상규명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이가 두동강 난 걸 사진으로 보고 이야기도 들었는데, 아이가 죽고 우리도 같이 죽었다. 아무 희망도 없다.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마지막으로 어떤 모습이었는지 물으니까 머리는 이쪽에, 몸은 저쪽에, 등은 갈라져 타버린 채 벨트에 끼어 있었다고 했다. 플래시(조명)가 켜져 있던 휴대폰은 옆에 떨어져 있었다”면서 “어제 아이가 일하던 곳에 갔는데, 너무 열악한 환경을 보고 말문이 막혔다. 이런 곳에 우리 아들을 맡기다니….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을 살인 병기(속으)로 내몰겠느냐”며 울었다.

 

브리핑을 주최한 노동단체는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꽃다운 청춘이 성실하게 일한 죄로 죽었다. 사망 시간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돈의 논리에, 공기업 선진화라는 논리에 죽었다. 위험의 외주화라는 말이 있지만, 외주화는 곧 죽음이기에 죽음의 외주화라는 말이 맞다”고 했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태안경찰서는 이날 김씨와 함께 근무한 동료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야간에 2인1조로 근무하는 게 원칙이지만 회사의 인력수급 문제로 1명씩 근무했다”는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고 하청업체와 원청업체를 상대로 안전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5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김씨 유품을 공개하고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요구하는 추모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주요기사

 

 

 

sbs 8시 뉴스 보도:

 

 

안전장치도 없던 현장 "사고 후 물청소"…조직적 은폐 정황이세영 기자 230@sbs.co.kr  작성 2018.12.14 20:29 
<앵커>
유족과 시민 대책위원회는 오늘(14일) 사고 현장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안전장치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곳에서 홀로 일하다 사고가 난 거라며 회사가 조직적으로 사고를 덮으려 했던 정황도 폭로했습니다.
이 내용은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고 김용균 씨는 컨베이어 벨트의 이상 소음을 확인하려고 기계 틈 사이에 몸을 넣었다는 게 시민대책위 분석입니다.



어른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큼 작은 공간에서 일을 하다 롤러에 몸이 빨려 들어가면서 사고를 당했다는 겁니다.






[고 김용균 씨 동료 : 개구부 같은 출입군데, 이렇게 비좁은 공간이나 출입구가 이렇게 이런 형식으로 돼 있는 곳이 많습니다.]



방호 덮게 같은 안전장치도 도와줄 동료도 없었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위험한데 안전줄도 못 당기고, 그렇다고 잡아줄 사람도 없고… 이건 말이 안 됩니다.]


대책위 현장 조사 결과 설사 사고 당시 컨베이어 벨트를 세울 수 있는 비상 정지 줄을 당겼어도 김 씨가 목숨을 구했을지 장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상 정지 줄이 느슨해져서 당겨도 즉시 서지 않고 한참을 더 움직인 뒤에야 서도록 돼 있었다는 겁니다.






 

 

 

 



또 컨베이어 벨트를 세우려면 원청인 서부발전의 사전 승인까지 받아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고 후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작업자에게 일부 작업 재개를 지시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조직적 사고 은폐 정황도 폭로했습니다.
시고 보고서에 정작 사고 원인은 쏙 빼놓는가 하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사고 현장을 물청소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조성애/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 : 이 노동자들보고 현장 치우라고 해서 못 치운다고 했답니다. 우리 못 올라간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은 깨끗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대책위는 안전조치 마련 전까지 숨진 김 씨가 했던 것과 같은 작업의 전면 중단과 함께 노동부의 현장 조사에 하청 업체 직원들의 동참을 요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최대웅, 영상편집 : 오영택)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058605&plink=THUMB&cooper=SBSNEWSPROGRAM&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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