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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여성

이용수 여사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 정치 노선의 차이와 민주주의적 운영의 중요성.

by 원시 2020. 5. 29.

이용수 여사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 정치 노선의 차이와 민주주의적 운영의 중요성. 


난 지금도 이용수 여사 기자회견 그 자체, 그리고 '보도문'이 말하고자 의미가 무엇인가를 공부 중에 있다. 정대협 운영의 문제점은 90년대부터 제기된 것이어서 그렇게 새로운 사건은 아니다.


이용수 여사는 민주당 당원이었고 지금도 당원이다. 그는 실용주의적 정치노선을 택했다, 반면 윤미향씨는 '좋은 의미'의 운동가였고, 위성정당 괴뢰정당 더불어시민당에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은 비례 7번을 달기 전에는 이용수 여사의 '민주당 행'을 비난하던 정치노선을 택했다.



단순화시키면 이용수 여사는 '아프니까 민주당이라도 들어가서 자기, 그 동료들의 문제를 죽기 전에 시급히 풀고 싶어했고,' 그래서 2012년 민주당 비례대표도 신청했었다. 반면에 윤미향과 단체들은 구조적 체계적인 '정치'를 하려고 했다. 이런 객관적인 노선 차이가 존재했다.



이용수 여사를 단순한 '피해자 할머니' '소녀에서 할머니'라는 약자 코드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30년 동안 전쟁 성범죄를 해결하고자 자기 나름 방식을 취한 이용수 여사를, 2020년에 와서야 '피해자'에서 독립된 '당사자 운동 주체'로 거듭났다고 이름 붙이는 것은 허겁지겁 또 하나의 번갯불에 콩 구워먹기다.



이용수 여사에 대한 그동안 언론보도를 읽고 든 생각은, 그는 30년 전부터 활동가이자 정치적 참여를 주체적으로 해왔고, 전쟁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민주당을 선택한 정치가였다.


과거 고전 이야기가 생각나다. 마르크스가 '포이에르바흐에 대한 테제 3번'에서 말한 것이다. 운동가나 진보세력이 자칫 자기정당성에 도취되는 것이나, '나는 지도자다' '나는 전위다' 이런 과도한 정치적 우월의식을 깨뜨리는데 도움이 되는 구절이기도 하다.



마르크스는 기독교 신 개념을 비판한 포이에르바흐에 동조하지만, 그 유물론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가장 주요한 이유는, 포이에르바흐 유물론이 '교육자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포이에르바흐 유물론은 사회를 두 부류로 나뉘어서, 하나 부류는 다른 부류에 비해 우월하기 때문에, 우월한 자가 우월하지 못한 자를 가르치면 된다는 식이다.



인간이 사회의 영향을 받게 되고,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면, 그 안에서 교육받는 인간은 다 도덕적이고 정의롭게 된다는 유물론에 대해서 마르크스가 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마르크스는 그 사회라는 것도, 인간을 둘러싼 상황이라는 것도 다 인간 스스로 만든 것이고, 피교육자를 교육하는 교육하는 사람도 '완전한' 게 아니라, 그들 역시 교육을 받아야 하고 새롭게 학습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사회와 인간 개인 차이, 개체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간극을 좁히고, 사실상 궁극적으로 일치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도전이긴 하지만, 그 틈을 줄여나가는 것은, 피교육자건 교육자건 모두다 사회적인 실천을 통해서 가능하다. 마르크스가 기계적인 속류 유물론적 계몽주의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이용수 여사가 '30년간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챙겨갔다'는 발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용수 여사의 정치노선과 문제해법,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인 윤미향의 정치노선의 차이다.



동시에 윤미향씨를 비롯한 어떤 운동가들, 혹은 위성정당이라도 들어가야 한다는 전략가들은 암묵적으로 그 '위안부 할머니들'을 '급진 정치'의 피교육자로 간주해왔다. 이  파산한 '급진성'에 대해서 심각한 반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급진정치 내용과 절차 역시 '과도한 자기 정당성' 함정에 빠져, 전혀 사소하지 않는 회계 문제, 단체의 공동 재산 관리 헛점, 정치주체로서 '그 할머니들'과의 대등한 파트너십 형성 실패를 드러냈다.



그래서 이용수 여사는 지금 30년간 해온 운동의 '정체성'을 묻고 있는 것이다.


그 나름대로 어법을 사용하고, 울분을 토로했지만,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그는 묻고 있는 것이다. 그 기자회견은 '길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호소 아닌가?



https://bit.ly/2X9WW9j  : 포이에르바흐 테제 3: Thesen über Feuerbach 3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jWQnzDNs3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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