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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2012

2012.12.09 ‘고려당 빵집’이 아닌, 지속가능한 조직적 당 시스템

by 원시 2019. 1. 24.

2012.12.09 03:13


안효상, 금민님/김순자 탈당, 후보강행:정치적 오판입니다.철수했으면 합니다.


원시 조회 수 5018 댓글 7 ?


본 글에 앞서서 왜 안효상, 금민님 앞으로 글을 쓰게 되었는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원들마다 각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노회찬, 심상정을 능가하는 사람들을 6년 안에 10명, 12년 안에 25명, 16년 안에 40명을 배출해낼 수 있는 당의 시스템[철학,정치기획,정책의 정치화, 정치실천의 정책화, 대 주민 의사소통 정치미디어, 리더쉽 컨설팅 등] 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고 실제 가능한 일입니다. “진보신당은 집권의지가 없다”고 욕설을 내뱉거나 비난한 사람들과 기싸움이나 하자는 게 아닙니다. <집권의 필요충분조건들>을 실천하지 못한 자들에게 “집권의지 결여”라는 평가를 들으니 더욱더 한심합니다만.



차범근, 지단, 펠레는 은퇴해도 월드컵은 4년마다 열립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몇 사람 빠지면 당 자체가 흔들거려서는 안됩니다. 1년 망하고 또 다른 1년 통합논의하다가 세월 다 보내서는 안됩니다.


 당하다 망해서 제과점된 ‘고려당 빵집’이 아닌, 지속가능한 조직적 당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0년 이후, 3년째 우리는 내부 플레이어를 키우지 못한 채, <통합>논의와 갈등만 겪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있습니다. 의지와 열정은 항우, 이순신 장군을 능가하는 의병들은 왔다가 상처만 입고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이 순간 김순자 탈당-후보강행에 대한 비판 글을 쓰는 현실 자체가 안타깝고, 앞으로 하고 싶지 않은 이런 종류의 글들을 더 써야 한다면, 아무래도 저를 비롯한 많은 당원들은 더 이상 당활동을 하기 힘들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안철수,문재인,심상정,진중권을 능가할 우리 당원들을 키우고 단련시켜야 하는데, 대선 11일을 남겨두고 <대선 후보 전술 당론>을 가지고 논쟁해야 하는 것 자체가, 당 자격이 없는 것이고, 넌센스라고 봅니다.




아마 당 운동에 대한 원칙과 방법이 다른 것입니까? 저는 맨 처음 말한대로 안효상,금민님을 포함한 우리 플레이어들의 장기비전과 새누리당-민주당에 대한 ‘비교우위’ 및 압도적인 우위 실천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총선 대선를 비롯한 정치노선, 그리고 정책 몇 가지를 놓고 당운동을 하는 것은 ‘대자보 투쟁’식이라고 봅니다. 2012년 대선은 우리가 수행해야 할 1000가지 과제들 중에 1개에 불과합니다.




김순자님 탈당 및 후보 강행에 대해서, 제 견해는 ‘정치적 오판’이고, 그 이후 벌어진 논쟁들은 거의 다 ‘기나긴 정치적 변명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물론 논쟁, 토론, 해명이 필요하다면, 사안 및 주제 하나하나를 가지고 논의하겠습니다. 100가지 정도로 세분화해 보겠습니다. [김소연 후보 논의는 따로 하겠습니다] 우선 간략하게 김순자 탈당 및 후보 강행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 김순자 탈당은 나침반 잃어버린 등반입니다.


<당원이라디오>에서 김순자님 인터뷰를 했는데, 대선 마치고 어떤 계획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현재로는 아무런 계획이 없고, 다시 청소하러 가면 된다(직장 복귀)”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총선 비례대표 1번, 진보신당의 대표적인 정치가의 자격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조직적인 측면에서 매우 비판적으로 보면, 김순자님은 ‘(대선) 일회용 컵’에 지나지 않습니다. 김순자님 탈당과 후보강행이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내실있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줘야 하는데, 김순자님 본인의 정치적 ‘지향점’도 모르는 길을 가는데, 어떻게 당원들에게 ‘희망의 길’을 주겠습니까?




2. 김순자 탈당 노선은 축구로 치면, 오프 사이드 반칙입니다.


당 내부에는 크게 3가지 대선 후보 전술이 있습니다.


(http://www.newjinbo.org/xe/4795505:진보신당 대선 후보 선출 방식 장점 단점 비교표 ) 이 3가지는 각자 장/단점이 있고, 어느 한 가지가 특별히 우월한 게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초점은 대선과정에서 사회당-진보신당 통합과정을 내실있게 해나가면서 정치적 ‘신뢰’관계를 더욱더 돈독히 하고, 당 바깥으로는 진보진영의 ‘무게중심’ 역할을 할 채비를 해야하는 게 후보 전술보다 더 중요한 정치적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몇 가지 정책들을 ‘크게 소리 높여’ 외치는 것에만 끝나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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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님의 탈당과 후보강행이 골키퍼와 1대 1 기회를 만들었다고 해도, 실제로 골과 연결되지 않는 오프-사이드 반칙이다. 진보신당 후보 전술이 우리 편 사이드 바깥 off 에 있게 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만약 ‘대선’의 목표에 대한 차이가 당 내부, 특히 구사회당과 구진보신당 당원들 (*단순화 시켜서 이 두 집단)의 인식 차이가 있다면, 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김순자 탈당 후보강행이 이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말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어떠한 설득, 토론, 합의 과정이 결여되었습니다. 문제가 ‘후보 내냐 마느냐’로 축소되었습니다.




2002년 대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3.9%를 획득하면서 제 3당의 지위를 확보한 배경은,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 그리고 비례로 전국에 광역의원이 배출되었던) 정치적 성과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2012년과는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2012년 현재, 통진당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진보신당까지 다 대중적으로 유권자들에게 ‘파산당한’ ‘신뢰를 상실한’ 집단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객관적 조건을 명료하게 고려했을 때,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합니까? 당 지도부는 현재만 바라보지 말고, 과거 10년 넘은 진보정당사, 그리고 미래까지 예측해서 정치노선을 수립해야 합니다.



김순자 후보 추천 반대 이유(댓글 5): 진보신당 대선방침 + 변혁모임,좌파단체들 동영상 회의 소감 http://www.newjinbo.org/xe/4778854


안효상 전 대표께는 전국위 전날, ‘당 명칭 변경’ 시기와 방법에 대해, 대선 이후에 할 것을 제안드렸습니다. http://www.newjinbo.org/xe/4796774


위 의견들은 안효상 전대표에게 또 김순자 후보 추대/옹호론자들에게 전혀 수용되지 않았습니다. 안효상 전 대표님은 당 명칭 변경 건을 전국위에 상정해서 통과되지 못한 점을 이유로 들어 대표직을 사퇴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대선 끝까지 대표로서 해야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당을 더 혼란에 빠뜨리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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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 시점에서 뒤돌아 봐야할 점, 다음 대선을 대비한다면, 대선 후보는 적어도 1년 이상, 당 내부 충실한 토론과 자체 경쟁을 통한 선발을 해야 한다. 그래야 후보들 경쟁, 후보 선출자 개인, 그리고 당 조직에도 도움이 된다. 오프 사이드 반칙이 아닌 '온 사이드'가 되어야 한다) 




3. 예측 불가능한 충격 요법과 같은 정치 실천들에 대해서




김순자 탈당은 조지 부시류의 <shock and awe 충격과 공포>와 형식상으로 유사한 전술입니다. 


탈당 이후에 벌어진 당게시판 논쟁들, “대선에 대한 진보신당 당론”에 대한 의견 차이, 당대의원대회,전국위원회, 당대표단의 역할과 권한 해석의 차이는, 기나긴 정치적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철학 교과서에 나오는 “끝나지 않는 interminable debates"윤리학 논쟁입니다.




특히 안효상 전대표는 대선정국을 책임있게 이끌기 위해서는 대표 사퇴를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홍세화 전 대표는 가족 등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습니다. 안효상 전 대표는 사퇴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김순자 탈당 사건과 10월 27일 전국위원회 이전에는 안효상 전 대표 머리에 ‘구 사회당 출신’이라고 써져 있다고 생각하는 당원은 1%도 안됩니다. 그냥 우리 모두의 대표였습니다.




당대표단 사퇴하는 것은 당에 상처입니다. 임산부가 아이를 유산해버리면, 엄청난 정신적 아픔, 신체의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당대표의 잦은 사퇴는 습관성 유산입니다. 당대표단 사퇴하는 것, 당 간부들 자주 바뀌는 것 당 운동에는 다 손실이고 에너지 낭비이고, 민주당-새누리당과 경쟁하는데 큰 타격입니다. (새누리당-민주당은 교체할 사람들이라도 양적으로 많습니다)




김순자 탈당, 대선 후보 강행, 안효상 대표 전국위원회 ‘당 명칭 개정 발의’ 그 이후 김순자 선본 위원장 발표 -> 다시 취소, 이 모든 정치적 일정들은 ‘예측 불허’ 정치로 보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좌파정치는 지난 10년간 처음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마 저처럼 당내 어느 정치그룹에도 속하지 않는 온라인 당원들이나 직장 당원들은 이런 감정을 느낄 것입니다. ‘정신없어 보이는 당’입니다. 




지금 구진보신당 당원들은 지난 2010년~2012년 사이 벌어진 <통합>논쟁으로 다 병들어 있습니다. 너무나 일찍 바닥난 실력들을 드러낸 의병장들은 부상으로 실려나가거나 고향으로 낙향했습니다.


 대선 이후 또다시 구 사회당 계열당원들+김순자 선본 참여자들과 구 진보신당 당원들 사이에 논쟁, 이러한 그림은 거의 영화 <비열한 거리> 마지막 장면이 될 것입니다.




4. 이번 대선에서 당이 분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김순자 후보 캠프 철수, 현명한 정치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김순자 탈당 및 입후보, 그리고 TV 토론회를 비롯한 선거운동, 참여자들에게는 정치적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 당원들에게 주는 정치적 효과, 특히 뭔가 배울 수 있는 기회제공이라는 측면에서는, 너무나 비싼 댓가를 치르고 얻는 정치적 효과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 과실은 너무나 미미해 보입니다. 오히려 반대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김순자님이 탈당해서 선본 만들어서, TV 토론회에 나와서 ‘무소속 김순자 기호 7번입니다’를 말할 자유는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대선 이후 당의 발전, 구 사회당과 구 진보신당 당원들의 내실있는 정치적 신뢰형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통합>에 대한 자신감, 진보신당 바깥 노동자, 시민들에게 <진보신당>과 함께 하면 ‘할 수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김순자 후보 캠프가 철수 했으면 합니다.


대선 이후에 평가와 징계 논쟁, 이미 늦다고 봅니다.




어떤 분들은 김순자 탈당은 반대하지만, 김순자 후보 캠프는 무소속으로 당 지원없이 열심히 하라고 말하던데요, 그것은 ‘화가 나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애정어린 비판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울러 정치적 해법도 아니라고 봅니다.


대선 이후에, 대선 후보전술 당론 해석 논쟁, 문재인 지지자들과 비교, 경남도당, 충북도당 비교 논쟁, 변영주-진중권-심상정 동일성 차이점 논쟁, 청학위 논쟁 등은 이미 늦습니다. 그리고 2013년 상반기 6개월 시간, 에너지 낭비를 가져옵니다.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노선, 당론에 대한 법률적 해석 논쟁, 징계 논의가 아닙니다. 현명한 정치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은, 김순자-김소연 후보도 통진당 이정희 후보만큼도 ‘파장’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 바깥 파장과 파괴력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당 안 ‘결속’이라도 반드시 다져야 합니다.




김순자 후보 캠프에 있는 당원들이 철수하는 것은 정치노선이나 참여자들의 정치철학의 포기도, 정치적 항복도 아니고, 자긍심 구기는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 이유들은 수십가지 됩니다. 그러나 다시 반복해서 말씀드리면, 글 맨 위에 써 있듯이, 지금 우리는 진보신당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다음 대선에서는 후보나 정책 적어도 1년 이상 준비해야 합니다. 정책은 다 있는데 후보가 없다는 식의 지적 오만과 허세는 그만 부렸으면 합니다.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담론에 대한 우리의 대응 및 대안, 그리고 파급력 부족하거나 없었습니다.




위 글에 대한 의견을 주시면, 당게시판에서 토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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