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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2011

2011.02.21 노동자들, 구직자들이 반드시 알아야할 노동계약서 작성

by 원시 2019. 1. 25.

2011.02.21 20:00


(잠시) 정말 일 잘하는 이쁜 <미경> 아줌마 서약서를 들고 오다

원시 조회 수 1419 댓글 2 ?

http://bit.ly/eS5Xjx : 겉은 첨단 디지털, 속은 옛 구로공단: 남성 70%-여성 90% 비정규, 월 90만 원

노조-정당사회단체 '노동자의 미래' 출범…지역 비정규직 조직화


위 기사를 읽다. 산업구성이 바뀜에 따라서, <디지털> 단지로 변모한 것 같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지난 3년 내내, 내 고민 중에 하나는, 노동자들 (공장, 사무직 모두)이 어떻게 하면 하루에 10분이라도, 당 게시판에 글 쓰고, 당 뉴스를 접하게 하느냐였다.  잘 안되고만 느낌이다. 2011년인데, 월 90만 원 (최저임금 시간당 4320원, 주 45~50시간 노동시간, 60시간 일해서 120만 원 130만 원) 이면, 그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그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한 게 많이 없다. 상대적 박탈감은 오히려 더 클 것같다.


여름에 잠시 일한 회사가 있었다. 미경이 아줌마는 1층 책임반장이었다. 회사마다 꼭 한 사람씩은 일벌레가 있고, 사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경력 20년~30년 된 노동자가 있다. <미경>이 아줌마도 그 전형이었다.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보다 더 예뻤다. 여느 아줌마와 달리 마른 편이었고, 젊었을 때는 더 이뻤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루는 서류 몇 장을 가져오더니, 모나미 볼펜을 주면서 뭘 쓰라고 한다. 읽어보니까, <노동 계약서>였다. 그런데 7~8개 조항으로 이뤄진 "서약서"였다. 자세한 것은 기억이 다 안 나는데, 전부다 "뭔 말을 잘 듣고, 잘 따르고, 잘 지켜라."는 것이었다. 마지막 맨 문장은 "순종할 것을 맹세합니다"로 끝났다. 


당시에는 전자부품 회사들이 구로공단에 많았다. 우리 회사는 컬러 텔레비전 브라운관에 들어가는 코일을 만들었다. 이 코일은 빨간색 퍼짐 현상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근데 많은 회사직원들(노동자들)이 이 코일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 몰랐다. 물어봐도 아는 사람들이 몇 되지 않았다. 70여 명 일하는 중소기업체였다. 사장은 얼굴 한번 보지 못했고, 검정 그랜져 차가 회사 마당에 가끔 주차되었다. 하도급업체 사장은 정말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은행대출, 거래처 로비, 사내 노사관리 등. 지금은 거래처가 한국회사 일수도 있는데, 이 회사 거래처들 중에 하나는 일본 전자회사였다. 


하루 일당 (6300원, 시급 780원 정도) 이었다. 일을 잘하면, 매 3개월마다 일당 300원씩 인상된다고 총무과장이 면접할 때 이야기해줬다. 대강 계산해보니까 한 달 기본급이 20만 원이 채 안 되었다. 200시간을 일해서 19만 원 정도를 받는다는 것이다. 총무과장이 면접 때 이런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 "이제 네가 부모님께 효도할 나이가 아니냐? 꼭 돈이 많아야 효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새 대학에 보내려면 한 달 30만 원은 있어야 한다.  시골서 농사지어서 30만원 만들기가 어디 쉬우냐? 착실히 열심히 잘 하고 있어라." 이 총무과장이 하도 진지하게 말을 해줘서 아직도 그 검정 안경이 생생하다. 


<미경> 아줌마 서랍에는 반창고, 아스피린, 여성노동자들이 많아서 생리통 약, 머리핀, 과자 등 없는 게 없었다. 뭐가 좀 필요하면, 다들 왕언니 <미경> 아줌마를 찾았다. 이렇게 일만 일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물량 갯수, 몇 박스 달성 확인하고, 자기가 일하고, 다른 조 일하는 것도 도와주고, 나도 아스피린 한 개 얻어 먹은 적이 있다. <미경> 아줌마는 점심식사도 엄청 빨리 했다. 후루룩 후루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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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2011.02.21 20:13

4년 전에, OECD 국가 노동자들의 파업 (공기업, 사기업 모두) 비교 자료를 읽었다. 캐나다는 인구 3천 1백만인데, 파업 횟수가 한국 (5천만) 보다 많았다. 한국은 파업할 수 있는 회사들과 노조들만 파업을 한다고 자료에 나왔다. 그니까 위와 같은 70명 노동자 회사같은 곳은 파업이나 노동자투쟁이 정말 일어나기 힘들다. 한국이 강성노조로 세계에서도 유명하지만, 그만큼 노동자 내부 격차가 크고 심각하다는 것이다. 




아니 파업이나 투쟁에 앞서서, 그런 말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계약서>에 자기가 비정규직 노동자인 줄도 모르고 <서약서>에 도장찍는다. 당에서 무슨 일부터 시작해야 할까? 




요즘은, <사회운동 정당>이다 아니다, <대중정당>이다, 의회주의냐 아니냐, 정치를 발견했냐 안했냐, 원리주의자지, 고립주의자지, ..., 대화는 이어지지 않고, 무슨 말을 해도 글자 그대로 전달되는 법도 없다. 




정치에 앞서, 무슨 혁명 개량에 앞서, 은폐되기 쉬운, 가려지기 쉬운 현실, 일만 일만 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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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2011.02.21 20:15

새로운 진보정당, 정당간 통합......뭐가 어떻게 달라질까? 사람들을 노동자들을 청년당원들을 <동원>대상으로 간주하지 않게 될까?


 민주노동당 2007년 대선 몰락, 아니 많은 사람들은, 당원들은 모른다. 민주노동당은 2004년 국회의원 10석을 얻는 과정부터 위기-다이나마이트 탑재 <사랑방 정치> 정당이었다. 여기 당원들도 언론들도 <북한 문제, 종북문제> <패권주의, 정파싸움> 이런 자극적인 거 몇 개 다루지만, 과거 민노당의 간-암 증세들에 대해서, 또 현재 이 <진보신당>의 문제들에 대해서 은폐되어 있는 게 많다. 


2008년 <진보신당>은 정말 다를 줄 기대했다. 노동자들을 돈이나 내고, 투표해주는 "수동적, 피동적" 동원 수단으로 간주하지 않는 일.하.는.사람들의 정당일 줄 알았다. 민주노총 전 이수호위원장처럼 400만표, 600만표 몰아줄께. 그런 거 안했으면 했다. 진.보.신.당. 홈페이지 3년이 지났다. 노동자들, 공장이건 사무실이건, 여성이건 남성이건, 노동자들의 희.로.애.락 이야기는 거의 없다. 


실제로 노.동.자. 노동자 많이 이야기하지만, 그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왔을 때, <진보신당 하루 뉴스 5분, 10분>짜리도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다. 이 직장인들은 피곤하다. 그럼 이들을 취재해서라도 노.동.자들 목소리가 당 1면에, 당게시판에 가득차 흘러야 한다. 언젠가 당을 만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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