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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2004

2004-12-08 총진군 비판: KBS2 시사투나잇보다 못하다

by 원시 2019. 1. 22.

총진군 비판: KBS2 시사투나잇보다 못하다



 글쓴이 : 원시

 등록일 : 2004-12-08   18:21:09 조회수 조회 : 407    추천수 추천 : 20    반대수 반대 : 3    

    총진군 비판: KBS2 시사투나잇보다 못하다


[1] 당원들의 신체적/정신적 힘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는 지도부의 무능이 바로 총진군 기획이다.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는 평당원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민주노동당 지도부 구태의연한 전대협식 투방-문건정치로부터 해방될 때이다], [민주노동당 총진군식 투쟁양식 수정해야 한다. 깃발 이동] 등에서, 여러 차례 총진군식 정치사업이 효과가 떨어지고, 당원들의 정치적 지혜를 적재적소에 배치시키는 전법이 아닌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민주노동당은 여러 사회단체등과 구별되어야 하고, 적어도 노동분업을 이뤄야 한다. [KBS 2 시사투나잇] 프로그램에서 방영되는 시각과 관점은,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수준을 넘어서 있고, 완벽하지 않지만, 한국에서 3가지 정치흐름, 진보(민주노동당), 자유주의(열린우리당), 보수우익(한나라당)을 균형있게 보도하고 있다.


 그리고, 때론 정치적 풍자로써, 과거 20년 넘게 쌓아온 한국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부각시킨다. 단적인 사례이지만, KBS, MBC에도 노조가 있고, KBS 내부에는 민주노동당 지지자들과 열린우리당 지지자들이 숫자면에서도 경합을 벌이고 있다. 1980년대, 땡전뉴스 (전두환 각하께서는…9시 뉴스)와는 이제 다르다. 


80년대 우리가 왜 시위를 했는가? 왜 치약 얼굴에 처발라가면서 거리에 나섰는가?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이었는가? “광주학살원흉들을 KBS, MBC, 조-중-동 등에서 은폐하고 진실을 알리지 않아서,” 직접 거리에 나가서 데모하는 것이었다. 


대자보 수준은 어떠했는가? 대자보는 어떠했는가? 2~3장 짜리, 그 핵심은 ‘군사파쇼에 저항하라. 울분에 찬 절규’였다. 그러면 2004년 국회의원 10석에, 전국에 나름대로 포진한 민주노동당이 어떻게 한국사회를 이끌고 나갈 전망을 제시할 것인가? 


민주노동당은 의회와 직접민주주의 모든 공간에서 정치적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의회의 법률/제도 개선, 언론매체에서 이데올로기 경쟁/투쟁, 일상공간에서 진보정치 담론 형성 등에 자기 힘을 쏟아야 하고, 당원들이 그러한 다중의 전선들에서 밀리지 않게 자양분들과 정책들을 공급해줘야 한다. 


그리고 당원들이 직접 정책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그들을 정책생산자 주체로 만들어야 한다. 깃발제작, 관광버스 대여, 모금함 만들기 등은 정치활동의 1~3%에 해당하는 것이다. 당원들을 아직 동원대상 정도로 여기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2] 시대착오적인 신화 – 수만명 앞에서 연설해야 정치적 오르가즘 느끼는 과거회상병


아직도 집회 시간의 3분의 1은, 진보-귀빈들 소개하고, 판에 박힌 소리들 귀가 따갑게 들어야 하는가? 아직도 우리에게 어떠한 신화가 필요한가? 아직도 강철 신화, 스몰 K, 레닌 등, 하다못해 ~ 의장님이 필요한가? 묘한 감성구조를 가진 집단들이다. 마치 이것은 무슨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이 주사바늘만 보면 흥분하는 구조같다.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희로애락 구조와는 다른, 정치적 오르가즘 구조이다. 


정치적 쾌감, 패기, 마이크, 그리고 쩌렁쩌렁, 전두환-노태우처럼 적들이 아주 단순할 때나 통용되는 방식들과 투쟁양식들. 아니 이것들이 시대착오적이다, 농성, 단식, 데모 등이 불필요하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폭동/반란의 메커니즘이 지금과 같은 민주노동당식 총진군에서 나올 수 있는가? 2004년 한국에서 폭동과 대규모 군중투쟁이 발발하게 하는 촉매제를 민주노동당은 만들고 있는가? 


총진군, [국가보안법 폐지]만 80% 외쳤다고 해서 문제가 있는게 아니다. 그 단순성, 내용빈곤도 문제이지만, 성난 민심을 정치적 투쟁으로 동력화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도 결여되어있고, 그렇다고 해서, 각 지역, 직업별로 그러한 동력들을 이끌어낼 정치적 기획을 민주노동당에서 준비한 것도 없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분화되고 있고, 노동자들도 다 같은 노동자들이 아닌 이 세상에, 노-노 갈등의 골이 패일 대로 패인 이 마당에, 손에 잡히는 정치적 기획과 대안이 없으면 이제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민주노동당, 총진군 추운 날씨에 나온 어린이들, 그들 앞날에, 그들이 살아갈 날에, 과연 그 어린이들 정서와 행복관에 맞는 진보정치를 할 작정인가? 


잡은 마이크들이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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