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전국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인천과 부천지역 투표소에는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이른 아침 부터 시민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날 인천·부천 지역의 각 투표소에는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어린 자녀를 품에 안고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등 가족과 함께 투표소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투표소에 나온 시민 중에는 생업을 위해 새벽잠을 줄여 소중한 권리를 행사한 이도 있었으며, 시험 기간 도서실에 가기 전 투표를 마친 20대 여대생도 눈에 띄었다.
투표소 안에서는 작은 일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기표소에 지갑, 핸드폰 등을 두고 나와 허겁지겁 찾으러 온 시민도 몇몇 있었다. 또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길을 돌리는가 하면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이들도 있었다.
다행히 사무원의 안내와 도움으로 분실물 회수와 투표소 안내가 이뤄져 투표를 마치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었다.
투표를 마친 이들은 다음날 이어질 일상을 위해 대체로 차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오전 10시쯤 투표소에 온 20대 남성은 “여자 친구와 영화 볼 계획”이라며 “평일처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시간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3살·5살 자녀와 투표소를 찾은 30대 가장은 “아이들과 맛있는 밥도 먹고 놀이방에서 함께 놀 예정”이라며 “평소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오늘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선거날 근무하는 일부 직장인들은 아침 투표 후 출근하거나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투표하고 ‘투표확인증’을 받고 복귀했다.
한 30대 남성은 “회사에서 휴일 근무를 지시해 점심시간 투표하러 왔다”며 “점심시간 30분 연장을 위해 확인증을 발급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점심 식사 후 투표한다고 보고하니 상사가 확인증을 가져오라고 했다”고 짧게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의 인천·부천시민 비하 발언에 지역 시민들은 그를 비판하는 대신 “표심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투표를 마친 인천·부천 시민들에게 ‘이부망천’에 관한 감정을 묻자 한결같이 불쾌함을 드러내며 일부는 다소 과격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날 자녀, 아내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40대 가장은 “옆에 있는 사람이 내 아내다”라고 강조하며 “이혼하면 부천 산다는 건 터무니없는 말이다”라고 언짢은 기분을 전달했다.
또 인천 부평구에 사는 50대 부부는 “서울처럼 수억원하는 집은 아니지만 30평대 아파트를 보유하고 굶지 않을 만큼 자산도 있다”며 “인천시를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과격한 감정표현이나 비판 없이 표심으로 보여주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20대 대학생은 “과거 젊은 유권자들이 정치에 무관심하여 질타를 받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같은 과 친구들 모두 이번 선거에 참여했다. 힘없고 연줄 없는 학생이 기성세대 정치인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건 투표뿐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 대표는 “‘50대 이상은 XX당‘이라는 고정관념이 크다고 안다. 그런 이들도 있겠지만 요즘 인터넷이 얼마나 발달해 있나. 신문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에 접속하면 수천 개 넘는 뉴스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일부 TV에서 편파 방송하는 뉴스가 아니더라도 뉴스는 많다. 눈감고 귀 닫고 XX당 외치는 시대는 끝났다.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나와 우리 가족은 표심으로 말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6·13선거는 1995년 이후 23년 만에 최종투표율이 60%를 넘길 것으로 예측되는 등 소중한 권리행사를 위해 많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선거는 지역 일꾼을 내 손으로 직접 뽑는 중요한 의사결정 절차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가 지역의 미래와 더 나아가 나라 전체를 바꿀 수 있다. 소중한 권리, 반드시 행사하면 좋겠다.